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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대급 배당 예고

현대차·기아 배당금 3조2000억…타 계열사 더하면 4조 가능성도
지배구조 개편 앞두고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몸집 커 실익 미지수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상속·증여 대비한 세금용으로 사용할 수도

[FETV=김진태 기자]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배당 잔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에서만 3조원 넘는 배당을 실시한 데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주요 계열사들의 배당을 더하면 4조원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나온다. 돈 쓸 곳이 많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받게 될 배당도 전년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사용처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으로 1조8303억원, 기아는 1조4033억원을 각각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에서만 3조원이 넘는 배당금이 쏟아지는 셈이다. 배당성향은 현대차가 18.6%, 기아가 19.4%로 잠정집계됐다. 

 

여기에 아직 배당을 결정하지 않은 주요 계열사들까지 더한다면 올해 현대차그룹의 배당액은 4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배당을 하며 신기록을 세운 현대차그룹이 1년 만에 다시 한번 기록을 깨는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를 비롯한 상장 계열사 10곳에서 총 3조3170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작년 현대차는 1조3000억원, 기아 1조2000억원, 현대모비스 3700억원, 현대글로비스 1425억원, 현대제철 1315억원, 현대건설 674억원, 이노션 360억원, 현대차증권 283억원, 현대오토에버 192억원, 현대위아 185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아직 올해 배당이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배당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을 제외하면 타 계열사 모두 전년과 비슷하거나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해서다. 현대차그룹이 2019년 이후 주주환원책을 강조한다는 점도 배당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배당을 결정한다고 가정했을 때 상장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배당 총액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 결정한 배당금만 8000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역대급 배당을 예고하면서 정의선 회장이 받게 될 배당금은 최소 1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작년 9월 말 기준 현대차 2.62%, 기아 1.7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현대차로부터 392억원, 기아에서는 274억원을 배당받는다. 현대차·기아에서만 600억이 넘는 배당을 받는 셈이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들이 작년과 동일한 배당을 단행한다고 가정하면 정의선 회장의 배당은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 작년 배당금을 받은 총액은 900억원 가량인데 현대차·기아에서만 100억 넘게 배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기아에서 492억원을 배당받았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1000억원대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 사용처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데 이중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방안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더 이상 매입할 수 없다. 이미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추가 매수하게 되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걸리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월 PROJECT GUARDIAN HOLDINGS LIMITED에 현대글로비스 주식 123만2299주(3.29%)를 매도함으로써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했다. 다만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이 20조원에 이르는 만큼 1000억원의 배당금을 가지고 주식 매집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상속 또는 증여 받을 경우를 대비한 세금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등 5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정의선 회장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마저도 배당금 수익으로 해결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견해가 나온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만 계산해도 3조원을 웃돈다. 이를 상속하게 되면 내야하는 세금은 1조원을 웃돈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를 안은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지분 매집이나 세금 대비용으로 사용하기엔 규모가 작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