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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세뱃돈으로 예금 말고 '은행주' 사볼까

은행주, 실적 호조·배당 기대감에 올 들어 17% 상승

 

[FETV=권지현 기자] #중학생 딸을 둔 박동수(46) 씨는 올해 설 명절 자녀에게 세뱃돈으로 은행주를 매수할 것을 권유하기로 했다. 박 씨는 평소 은행주가 배당주로서 매력이 크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지난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딸이 작년 연말 배당락일을 살펴보는 등 배당에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은행주 주가가 오르고 있어 투자 재미를 맛볼 수 있게 된 것도 자녀에게 은행주를 권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설을 쇠고 나서 '은행주를 살 결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삼성증권이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세뱃돈을 투자하는 방법을 설문조사한 결과 예금성 자산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0명 중 58명이 주식을 꼽았으며, 41명이 예금을 선택했다. 본인 명의 주식계좌를 보유한 청소년도 43%에 달했다. 

 

'노잼'이던 은행주가 연초 급등하며 증시 '핫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은행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낯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KRX 은행 지수는 이달 19일까지 올해 14거래일 동안 16.3%나 뛰어 KRX 지수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초 증시는 은행주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4대 은행주인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주가도 평균 16.9% 올랐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각각 20.8%, 20.6% 급등했고, 대장주 KB금융도 17.9%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도 10%에 가까운 8.2%의 수익률을 냈다. 

 

은행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고금리 속 '은행업 강세'와 '배당 확대' 기대감이 맞물린 영향이다. 특히 대형 금융지주들이 배당을 중심으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것이 투자 요인으로 작용, 은행주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4대 금융지주는 2021년까지만 해도 기존 연배당을 중간배당으로 전환하겠다는 기조였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분기배당을 정례화한 데 이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주주환원 정책 경쟁이 벌어졌다. 불과 2년여 만에 벌어진 '전례 없는' 변화다.  

 

최근엔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4대 금융지주에 더해 JB금융지주·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7곳에 매년 당기순이익의 50% 정도를 주주의 몫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서신을 발송, 배당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현재 금융지주들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얼라인의 주장이 실제 금융권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주주환원 이슈를 대폭 확장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해 볼 만한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다.   

 

그간 금융지주가 배당을 늘리는데 부정적이던 금융당국도 최근 입장을 선회, 배당 확대에 따른 은행주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및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캠페인 이후 은행업종 전반적으로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이익증가율이 높지 않더라도 순익 증가와 배당성향의 상승이 합쳐지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된다면 주주환원율은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높아지게 돼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 밴드가 상향될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