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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3.25→3.50%...14년 만에 '최고'

'5%대' 인플레율에 금리인상...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취약차주·기업 부담 가중 불가피..."상반기 3.75% 전망"

 

[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12월 10일(4.00%) 이후 14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p 올렸다. 작년 10월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으로 10년여 만에 '기준금리 3% 시대'를 연 한은은 이번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대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반영되고, 장단기 시장금리와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데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한은은 작년 12월 31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고,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과 1.25%p까지 벌어진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의 인상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빅스텝을 단행, 기준금리를 4.25∼4.50%로 결정했다. 1.25%p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원화 입장에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보다 기준금리가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00%p로 좁혀졌다. 

 

기준금리가 또 다시 오른 만큼 취약 가구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취약 대출자 1인당 평균 연간 이자 부담이 지금보다 25만9000원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금리는 작년 1월 14일(1.25%) 이후 1년 만에 2.25%p 치솟았다. 

 

기업에게도 부담이다. 이정연·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라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국내 기업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자율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에 과거대비 취약기업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취약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을 하회하는 기업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종목 중에서 20~25%를 차지한다. 취약기업 중 80%는 영업적자로 인해 이자를 지불 할 수 없으며, 나머지 20%는 연간 영업이익이 연간 이자비용을 밑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서비스 물가 상승세에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5% 상승했다. 한 달 전보다 0.1% 내린 지수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5.7%, 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가 올해 초 정점에 도달한 후 하반기 물가 안정화에 따라 점차 인하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국내 기준금리는 대외여건과 국내 물가 대응 필요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에 연 3.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기준금리의 경우 가계부채 부담 증대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물가·환율 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최종 3.75%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