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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전망] <9>보험, 저성장 지속…IFRS17 도입·실손보험료 인상

 

[FETV=장기영 기자] 2023년 새해 국내 보험산업은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라 어느 해보다 큰 변화와 혼란이 예상된다. 생명보험업계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법인인 업계 8위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하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메리츠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편입에 따라 67년만에 상장 폐지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균 8%대 실손의료보험료 인상과 평균 2%대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예정돼 있다. 실손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기존 1~3세대 상품 가입자는 4세대 상품으로 계약 전환이 가능하다. 

 

즉시연금 등 각종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소비자와 보험사간 소송,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투자자와 보험사간 소송은 계속 이어진다.

 

 

◇올해 보험산업 2%대 턱걸이 성장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산업 수입보험료는 23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228조원에 비해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114조3000억원에서 114조6000억원으로 0.3%,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113조7000억원에서 118조1000억원으로 3.9% 늘어날 전망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지난해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3.8%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경쟁력 약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일반저축성보험, 변액저축성보험 판매 부진이 성장 정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은 건강 보장 수요 증가와 책임보험 시장 확대에 따라 장기손해보험, 일반손해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장기저축성보험은 초회보험료는 감소할 전망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보험산업은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과 경기 둔화 본격화에 따른 저성장이 전망된다”며 “특히 생명보험은 저축 및 투자형 보험 부진, 민간소비 둔화에 따른 보장성보험 위축으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IFRS17 및 K-ICS 첫 시행

 

보험산업의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된다.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보험영업수익은 수취한 보험료를 모두 인식하지 않고 제공된 보험서비스를 기준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같은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대비해 보험사들은 수년간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실시했다. 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재무제표 작성과 K-ICS 비율 산출을 위해 관련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해왔다.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 취약이 우려되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선제적 자본 확충을 유도하고, K-ICS 비율 세부 산출 기준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제도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KB라이프생명 출범·메리츠화재 상폐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살림을 합쳐 탄생한 KB라이프생명 출범이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이달 1일 공식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총자산은 34조원으로 업계 8위 규모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23조1893억원, 10조5065억원이다.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이사는 KB금융지주 내 기획·재무통으로 불리는 이환주 전 KB생명 대표이사가 맡았다.

 

KB라이프생명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KB라이프파트너스를 포함해 GA, 방카슈랑스, 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객의 생애 전반에 걸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할 방침이다.

 

메리츠화재의 메리츠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편입과 이에 따른 상장 폐지, 재무구조 재편 효과도 관심사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금융지주의 포괄적 주식 교환에 따라 오는 2월 1일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며, 1956년 보험업계 최초 상장 이후 67년만에 상장 폐지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안정적 수익성을 바탕으로 효율적 자본 배분을 통해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장기 투자 구조와 메리츠증권 딜 소싱 능력을 결합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실손보험료 인상·자동차보험료 인하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보험료의 경우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인상되고,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인하된다. 

 

손해·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 전체 평균 인상률은 약 8.9%다. 지난해 약 14.2%, 2021년 약 10~12%에 비해 인상폭이 축소됐다. 실손보험 상품 유형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1세대(구 실손보험) 6%대, 2세대(표준화 실손보험) 9%대, 3세대(신 실손보험) 14%대다.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지난 2017년 4월 출시 이후 5년여간 요율이 동결돼 상대적으로 요율 조정폭이 크다.

 

실손보험료 인상은 일부 소비자와 의료기관의 비급여 과잉진료에 따른 손해율 상승에 따른 것이다. 단, 4세대 실손보험은 2021년 7월 출시 이후 5년이 지나지 않아 보험료를 동결한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의 4세대 실손보험 계약 전환 시 보험료 특별 할인 기간은 지난해 12월 말까지에서 올해 6월 말까지 6개월 추가로 연장됐다.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는 오는 2월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2.5% 인하한다. 책임개시일 기준 KB손보는 25일, 현대해상과 DB손보는 26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 인하한다. 메리츠화재는 27일부터 가장 높은 2.5%의 인하율을 적용한다.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에 따른 차량 이동량과 사고 감소로 손해율이 하락한 점을 반영한 조치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1%대 인하, 실손보험료는 평균 10%대 인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거센 압박으로 인해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은 확대됐고, 실손보험료 인상폭은 축소됐다.

 

 

◇보험금·경영권 분쟁 소송전 계속

 

지난해 이어졌던 보험금 지급과 경영권 분쟁 관련 보험사들의 법정공방은 올해도 계속된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덜 지급한 연금을 지급하라면 보험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법원의 엇갈린 판결로 항소와 상고를 거듭하며 장기화됐다.

 

지난해 11월 삼성생명 만기환급(상속만기)형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 2심에서는 재판부가 1심 원고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한 바 있다. 앞서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은 즉시연금 가입자들에게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 연금을 지급했으나, 보험약관에는 연금 지급 시 해당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없거나 불명확했다. 

 

즉시연금은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일시에 납입하고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만기 시 만기보험금을 지급하는 만기환급형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으로 나뉜다.

 

전체 생보사의 즉시연금 미지급액은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된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 4300억원(5만5000건), 한화생명 850억원(2만5000건), 교보생명 700억원(1만5000건) 순으로 많다.

 

교보생명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공모해 가격을 부풀린 혐의를 받는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에 대한 2심 판결 선고는 2월 1일에 나온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2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관계자 2명,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 등 5명에 대해 최고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특히 검찰은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에 대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사 결과를 반영한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2심 선고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경우 이미 국제중재소송에서 승소한 신 회장이 승기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