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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전망] <8>'경제혹한' 온다...은행, 성장성·건전성 악화 예고

 

[FETV=권지현 기자] '금석위개(金石爲開)'.

 

중소기업계가 올해 사자성어로 선택한 단어다. 금석위개는 정성이 쇠와 금을 뚫는다는 의미로, 강한 의지로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올해 국내 경제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 분석도 같다. 한은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2023년 국내 경제는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민간소비는 금리상승, 구매력 저하 등으로 회복 속도가 차츰 완만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경제혹한' 전망에 따라 국내 은행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식 등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의 성장세가 낮아지고, 경기 부진 심화 가능성으로 대손비용이 늘어 당기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이란 우려다. 실물경기 둔화와 대출금리의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면 은행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 올해 국내은행, 5년래 가장 낮은 대출 증가율 전망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율은 작년보다 둔화한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과 중소법인은 올해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 수요가 클 것이지만, 가계대출 수요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주식 등 위험자산 부진으로 인해 상당 부분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대출이 주춤하면 개인사업자 대출도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권이 전망하는 4%대 대출 증가율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가 득세하던 2020년, 2021년 대출 증가율은 각각 11.6%, 8.2%였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수요 급감으로 인해 명목경제성장률을 하회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역성장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가계대출 시장 포화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가계대출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급격한 금리 상승, DSR 규제,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큰 폭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신용대출은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레버리지 투자수요 부진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경제 위축에 대손비용 확대...순익 증가 억제 요인

 

 

대출 증가율 둔화로 인해 은행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분기마다 기록한 역대급 순익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자산이 늘어나고 지난해 급등한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돼 이자이익이 증가하겠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손비용이 늘면서 순익 증가에 한계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은행 대손비용이 지난해 6.6조원에서 올해 9.1조원으로 38%가량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올해 국내은행은 지난해 순익(18.1조원)에서 정체된 수준인 18.5조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플랫폼화 등의 혁신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은행들은 은행업 과점구조 하에서 자금운용과 수익구조 편중 현상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 건전성 악화 우려..."경기부진 등 하방위험 산재"

 

지난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자산건전성도 올해에는 찬 바람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올라 취약 차주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실물경기마저 둔화해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으로 당장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되거나 자영업 시장이 크게 침체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경기 부진이 대손비용을 높여 은행 건전성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와 한은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경제는 잠재 수준을 밑도는 경기 둔화 국면인 셈이다. 

 

백 연구위원은 "올해 은행들은 우량자산 위주 영업기반 확대와 대내외 변동성에 대비한 자금조달, 금리, 외환전략 및 리스크 관리 강화가 대응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