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건설업계가 레고랜드 사태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풍부한 자금력과 월등한 수주력을 발휘하는 등 '위기 무풍지대'로 주목받고 았다. 포스코건설은 우발채무가 수조원 대에 이르는 타 경쟁사와 달리 우발채무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곳간에 현금도 넉넉하게 쌓아 놓고 있다. 이뿐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올들어 역대급 수주를 연달아 기록하는등 남다른 실적을 보이는 중이다. 올해 어려운 건설환경에서 얻어낸 포스코건설의 상승곡선이 계묘년에도 흔들림없이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포스코건설이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에 대해 제공한 신용보강 규모는 6215억원이다. 사업장 단위로는 전체 13곳 현장에 신용공여가 이뤄졌다. 이중 제이지베스트제육차와 송도아이비디개발이 발행한 ABSTB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은 지난달 1일 모두 상환됐다. 모두 500억원 규모로 이를 제외하면 포스코건설이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에 대해 제공한 신용보강 규모는 5000억원대로 줄어든다.
일부 경쟁 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6조~7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이 그동안 주택부문에서 타 경쟁사보다 보수적인 사업 추진한 덕분이다. 사내에 쌓아둔 현금도 넉넉하다. 포스코건설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이 기간 1조6138억원에서 1조7392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데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현금이 말라가는 일부 경쟁사와 달리 줄어든 수익에도 보유한 현금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1104억원에서 429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수익성은 나빠졌지만 포스코건설은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20%에서 올해 3분기 124%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 7월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350억원 규모의 회원권 보증금 채무 등을 떠안으면서 부채총계가 4조135억원에서 4조5578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2조270억원에서 2조2831억원으로 늘면서 총자본도 3조3733억원에서 3조6731억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8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수년째 머물렀던 7조 매출에서 탈출했다. 올해에도 이미 7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8조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6조8640억원을 기록했다. 도시정비업계에서도 회사의 입지를 한 단계 높이는 성과를 냈다. 도정사업 수주액 역시 지난해 4조21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이날까지 4조5892억원을 수주해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PF 대출 부실 우려 없이 수주에 집중할 수 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PF우발채무 관련 그간 보수적으로 사업추진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형건설사 대비 안정적이고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ABCP 등 단기 사채가 5000억원대인데 상당수는 증권사 등의 매입 확약이 돼있고 회사 현금도 1조7000억원 수준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문제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