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새주인 찾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중 획기적인 재무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수혈하기 때문이다. 해당 자금이 대우조선에 투입될 경우 1000%를 훌쩍 넘겼던 부채 비율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넉넉하지 못한 유동성에도 단비가 되면서 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달 본계약을 끝낸 후속 조치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셈이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곳은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 영국, 튀르키예, 싱가포르, 베트남 등 8개국이다.
기업결합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예상 소요 기간은 3개월이다. 정상적으로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이 인수자금으로 내놓은 2조원은 내년 상반기 중 대우조선해양에 유입된다. 계속되는 적자로 악화일로를 걷던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올 3분기 기준 1290.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297.3%인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1000% 포인트(p) 가량 늘었다. 조선 시황이 좋지 않아 받아들였던 저가 수주로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원자재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적자 폭이 커진 탓이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은 190억원에서 6278억원으로 3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인수자금 2조원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되면 1000%를 훌쩍 웃도는 부채비율은 400%대로 확 낮아질 전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인수자금 2조원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400.2%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넉넉하지 못한 유동성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45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 줄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이 기간 1조6625억원에서 6841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곳간이 점차 말라가고 있는 것은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부터 들어오는 돈보다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졌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283억원의 현금이 순유입됐던 것과 달리 올해 1분기엔 7258억원이 유출됐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2790억원과 1780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는 통상 수주 대금의 60~80%를 인도하는 시점에 받기 때문에 현금 보유량이 많을수록 좋다. 일감이 넘치게 있어도 사업을 진행할 현금이 없다면 매출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한화로부터 2조원의 인수자금이 투입되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도 커지는 만큼 사업진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데다 조선시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내년을 기점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