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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SK온 '파우치형+각형' 배터리 투트랙 美시장 공략 본격화

SK온 "파우치형은 기존 주력, 각형은 차세대 공략 배터리"
지난해 수주량 1600GWh 1위, 올해 캐파(생산능력) 77GWh
파우치형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차 EV6, 포드 등 효자노릇

 

[FETV=박제성 기자] SK온이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 등을 앞세워 미국 배터리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를 글로벌 러브콜 보내는 가운데 SK온은 각형 배터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수주량만 놓고 볼 때 1위는 SK온이 차지했다. 공식적인 수주량을 계산할 경우 SK온은 지난해 1600GWh(기기와트/시간당)를 달성했다. 비공식적인 수량을 합치면 600GWh를 넘는다. 올해 SK온의 캐파(생산능력)는 77GWh다.

 

현재 전기차에 사용하는 배터리는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 등 3종이 있다. 이들 3가지 배터리는 각각의 장단점을 갖는다. 파우치형(필름주머니에 배터리를 탑재한 모양)은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높은 반면 각형이나 원통형에 비해 케이스가 단단하지 않아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각형 배터리(납작한 각진 상자모양)는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내구성이 강해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에너지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처럼 각형과 파우치형은 서로 장단점이 반대인데 SK온은 이같은 장단점을 아울러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SK온은 각형 배터리를 시제품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내년쯤이면 각형 배터리를 본격 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SK온이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에 투트랙 조화라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미국 현지 공략을 위해 원통형 배터리를 택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원통형 건전지에 원리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생산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다만 단점은 상대적으로 용량이 적은 편이여서 여러 개의 배터리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SK온, 기존 파우치형+차기작 각형 투트랙 조화 쌍글이 = SK온은 원통형 배터리 대신 기존 파우치형과 차기 각형을 중심으로 미국 공략을 현재진행 중이다. SK온의 든든한 VIP 고객은 파우치형 전기차(EV)를 탑재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포드가 있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5, 기아차는 EV6가 SK온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올해 생산한 배터리 생산용량(캐파)은 77GWHh인데 이 중 아이오닉5와 EV6, 포드에 탑재하는 배터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SK온은 현대차와 더불어 포드와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앞세워 미국 시장공략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SK온은 올해 캐파를 77GWh까지 끌어올리고 2025년까지 220GWh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미국 조지아주 제1공장(9.8GWh)을 가동에 들어갔다. 2공장(11.7GWh)은 내년에 가동한다. 현재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현대·기아차에 공급한다. 포드 전기차에 공급할 블루오벌SK 공장은 2025년부터 129GWh를 생산한다. 이 중 테네시주 공장은 43GWh, 켄테키주는 86GWh을 순차 가동한다.

 

배터리 생산용량을 늘린다는 건 공장을 증설해야 상황과 맞물린다. 공장을 증설하려면 천문학적인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당장 코스피 상장계획이 없는 SK온은 프리-IPO(기업공개) 방식으로 해외 투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원래 프리 IPO를 통해 매년 4~5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받을 계획이였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프리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배터리 시장 확대를 위해선 수주계약과 더불어 생산설비 시설이 뒷받침 해야한다. 생산설비는 곧 자금과 직결되기 때문에 SK온이 프리 IPO에 집중하는 주된 이유다.

 

K-배터리 업계는 미국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미국내 합작 법인도 힘을 보탰다. 실제로 13일 LG에너지솔루션과 GM(제네럴 모터스)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은 미국 에너지부를 통해 25억 달러(3조27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조달 금리는 2% 안팎이다. 

 

얼티엄셀즈는 해당 투자금을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각각 위치한 제1·2·3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할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안팎에선 SK온도과 삼성SDI도 얼티엄셀즈처럼 향후 미국 현지 공장 증설을 위해 자금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올해 SK온 배터리 사업이 수주계약 체결과 생산량 증설 부분에 집중해 적자 기조인데 내년부터 반등이 일어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조지아 1~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선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K온은 적자를 감수하고도 차곡차곡 수주 계약을 최대한 체결한 뒤 캐파량을 늘려나간 뒤 2025년 기점으로 본격적인 수확을 일구는 중장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