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은행업의 경쟁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올해 은행업에 대한 2차 평가를 한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 경쟁도를 향상시킨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금융산업 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산업의 경쟁도를 평가하는 금융위의 자문기구다.
평가위원회는 이번 평가에서 일반은행이 가계대출의 집중도가 2018년 실시한 1차 평가 대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대출이 성장하면서 일반은행에 몰렸던 가계대출이 분산된 것이다. 다만, 일반은행의 중기대출 집중도가 상승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기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평가위원회는 신규 은행 진입 필요성은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을 지켜본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지방은행 추가 설립 등의 논의가 나왔지만, 평가위원회는 당장 신규 은행을 도입할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평가위원회는 “1차 평가시 경쟁 촉진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결정하고, 최근까지 신규 진입이 이뤄져 그 효과가 서서히 발현 중”이라며 “아직 진입 초기인 만큼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지켜보고, 경쟁촉진 정책 필요시 스몰라이선스 도입 여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위원회는 또 “수요자 중심의 논의와 디지털 취약 계층 등의 접근성에 대한 고려, 위기 상황에서 개별은행 규모나 은행의 수가 금융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진입규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도 이뤄졌다. 신용카드업의 시장집중도는 최근 5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진입 비용에 의한 진입장벽이 크게 나타나는 신용카드 시장 특성상 상위 3~4개사 간 경쟁이 유지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신용카드업의 신규 사업자 진입 유인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객 확보 방법의 한계 극복을 위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정보업 시장의 집중도도 최근 5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신용평가의 정확성·신뢰성을 위해 평가경험을 축적하고 평가능력을 장기간 검증받을 필요가 있어 소수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대해 평가위원회는 신규 신용정보회사(CB)의 영업이 본격화되면 경쟁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제3기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대상을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경쟁도 평가를 본격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