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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왜 거기서 나와...벤투와 등장한 깜짝 인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포르투갈전 직관·선수단 격려...'축구사랑' 주목
은행 25년째 대표팀 지원 '16강 진출'로 결실...'손흥민 특수'에 함박웃음

 

[FETV=권지현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대~한민국'을 외치기 위해 월드컵이 열리는 중동의 반도국가 카타르 현지까지 날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축구는 스포츠계 큰손인 하나금융이 가장 공을 들여온 종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을 '직관'했다. 대한민국이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가 달린 경기였던 만큼 직접 현지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현재 카타르에 머물고 있다"면서 "하나은행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데다 선수들을 만나 직접 격려하고자 하는 CEO의 의지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 회장은 자신의 공식 트레이드마크이자 그룹 컬러를 넣은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대한민국이 '1%의 확률'을 뚫고 포르투갈을 2-1로 꺾어 12년 만에 기적적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 짓자 함 회장은 태극 전사들을 한 명씩 격려하기 위해 라커룸 앞 통로로 달려 나갔다. 그의 곁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함께였다.

 

함 회장의 이런 모습은 통상 '회장님'들이 경기 후 '조용히' 관람석을 떠나던 것과 대조적이다. 포르투갈전 직관에 더해 경기가 끝난 뒤 재빨리 몸을 옮겨 선수들과 직접 눈을 마주치고자 했던 함 회장의 모습은 그의 축구 사랑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함 회장의 축구 열정은 이미 금융권에서 유명하다. 은행장 시절부터 그는 한국 축구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2017년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하는 K리그의 공식 파트너를 도맡았으며, 2018년 5월엔 손흥민 선수를 하나은행 모델로 낙점해 선수와 은행의 '윈윈'을 꾀했다. 2019년 3월 신태용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함 은행장이 전달해준 행운의 2달러 덕분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을 수 있었다"면서 깊은 고마움을 표현한 일화는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부회장 시절이던 2020년 1월엔 그룹이 품에 안은 대전시티즌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거듭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시민구단인이 기업구단으로 재탄생하는 최초 사례를 남긴 것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10월,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천상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K리그1 승격에 성공, 함 회장의 지원에 보답했다. 3번의 도전 끝에 거둔 결실이었다. 함 회장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현지 응원처럼 당시에도 승강플레이오프 1, 2차전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에게 힘을 싣는 동시에 K리그 1부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당시 함 회장은 구단주로서 "대전하나시티즌의 승격을 향한 강한 의지와 열정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의 성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함 회장의 축구 열정은 그룹이 20년 넘게 한국 축구의 동반자로 활약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하나금융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1998년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후원을 시작했다. 대표팀의 A매치가 열리는 곳에는 언제나 하나금융그룹이 함께 한 것이다. 벌써 25년째로, 국내 금융사가 수십 년간 한 종목을 후원한 사례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선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등과의 친선경기를 후원했다.

 

한편 대한민국의 이번 16강 진출로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운 하나금융은 한동안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함 회장으로선 은행장이던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 이어 그룹 회장이 된 이번 대회까지 약 5년간 '손흥민' '축구'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포르투갈전 승리와 대한민국 16강 진출로 인해 '손흥민 효과'가 그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