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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롯데건설 '구원투수' 박현철, 레고랜드發 위기상황 돌파할까?

차입금 늘면서 부채비율도 증가세…현금 빠져나가는 규모도 확대
내년 만기 돌아오는 PF 대출 고민에 투자회사 적자 폭 커져 ‘골치’

[FETV=김진태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레고랜드發 자금난 등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롯데건설을 박현철 사장이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했다. 롯데건설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된 박 내정자는 정통파 재무통으로 정평난 만큼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내정자가 각종 지표가 악화된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믿음에 부응할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롯데건설은 최근 새로운 수장으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의 자금난이 우려되면서 재무통으로 소문난 박 내정자가 해결사로 투입된 셈이다. 

 

박 내정자가 롯데건설의 해결사로 신 회장의 낙점을 받은 것은 2015년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전력과 맞물린다. 당시 롯데는 오너가 비자금 수사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가습기 살균 사건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룹 전체가 해당 이슈로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박 내정자가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여다. 그는 당시 주어진 임무를 깔끔하게 완수하면서 신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는 게 롯데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롯데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 내정자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롯데건설의 재무지표가 그 어느 때와 비교해도 어려운 시점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300억원에서 올해 9월 기준 4846억원으로 1515.3% 늘었다. 장기차입금도 같은 기간 344.8% 증가한 3523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증가세다. 이 기간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141.7%에서 171.3%로 30.4%포인트(p) 소폭 높아졌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나빠졌는데 지난해 3분기 당시 496억원의 현금이 순유입 됐던 것과 달리 945억원이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다. 이는 4분기 이후 롯데건설의 현금흐름이 악화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내년이면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도 박 내정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롯데건설이 지닌 PF 대출 잔액은 총 7조935억원이다. 유형별로 보면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으로 대출을 받았다. 문제는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해당 유형의 대출에서만 5000억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조건부 채무인수약정 내역에 따르면 이 유형의 대출에서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건 모두 6건, 총 5355억원 규모다. 

 

3분기를 기준으로 한 롯데건설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7000억원을 넘고 최근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은 것을 감안하면 차환에 실패해도 문제는 없다. 다만 모든 현금을 돈 갚는데 사용하면 사업비에 쓸 돈이 부족할 수도 있는 만큼 롯데건설의 재무개선은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신 회장이 재무통으로 소문난 박 내정자를 선택한 이유다.

이뿐 아니다. 롯데건설이 투자한 회사의 적자폭이 커진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건설이 투자한 기업 가운데 분기마다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곳을 꼽아보면 3분기 기준 모두 10곳이다. 이중 가장 많은 손실액을 기록한 곳은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다. 해당 투자처에서만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10곳의 전체 손실액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손실폭이다.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는 2년 전만 해도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1년 뒤 22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엔 10배에 가까운 2015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손실폭이 커지는 곳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경기철도는 300억대 손실에서 400억대로, 대구남부순환고속도로는 60억에서 140억대로 손실폭이 늘었다. 그 외 내포그린에너지,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등 타 투자처는 매 분기 100억~300억대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건설의 ‘해결사’로 낙점된 박 대표 내정자는 1960년 경북 경주 출신으로, 영남고와 경북대 통계학과를 거쳐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롯데정책본부 조정실, 운영3팀장을 거쳐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9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은 계열사에 대한 감사 및 업무시스템 개선을 담당하는 곳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롯데물산 재임 시절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했으며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업무 인수인계 절차가 남아있어 아직 공식 취임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