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KB금융지주의 통합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수장에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가 낙점된 가운데 이 대표가 졸업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하나가 된 KB라이프생명보험은 내년 1월 1일 출범한다.
1964년생인 이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21년 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거쳐 올해 KB생명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출신 '대학원'이다. 이 대표는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원 경영학석사(MBA)와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을 수료한 학구파다.
헬싱키경제대학교는 2010년 '알토대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알토대는 핀란드의 경제, 문화, 산업을 이끄는 헬싱키경제대, 헬싱키디자인예술대, 헬싱키공과대 등 3개 대학이 통합해 만든 학교다. 알토대는 2013년 파이낸셜타임즈 발표 'European Business School 부문 29위'로 선정됐으며, 경영학의 세계 3대 AACSB, AMBA, EQUIS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헬싱키경제대 대학원은 '재교육 산실 특수대학원'이라 불린다. 한국에선 1995년 헬싱키경제대 MBA 과정이 시작됐다. 당시 헬싱키경제대와 똑같은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국내 대학 최고의 교수들과 해외 대학의 교수들이 과목을 나눠 가르치는 이 과정이 개설되자 크게 화제를 모았다. 외국에 나가 MBA 교육을 받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열광시킨 것은 물론이다.
2020년 2월 기준 한국에서 이 MBA 학위를 받은 졸업생은 4000명이 넘는다. 핀란드, 싱가포르, 대만, 이란 등에서 동일한 학위를 받은 졸업생을 합치면 동문은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서효중 전 SK 고문이 졸업생 1기다.
금융권에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헬싱키경제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2명이 이곳 출신인 셈이다. 두 회장 모두 2000년에 헬싱키 경제대 MBA를 취득했다.
조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몸담은 신한은행에서 미금동 지점장을 할 당시 헬싱키 경제대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으며, 성균관대 법대와 서울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손 회장은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을 거친 뒤 뒤늦게 헬싱키 '대학원생'이 됐다.
두 금융지주 회장 외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성태 수석부행장과 윤완식 전 기업은행 IT그룹장, 임찬희 자산관리그룹장도 헬싱키 경제대 대학원 출신이다. 김운태 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그룹장, 한동욱 KB국민카드 부사장, 장건흥 금융결제원 상무이사, 전귀상 국민은행 캄보디아 프라삭 이사회의장도 이 대학원을 나온 대표적인 금융권 인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