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사옥 전경과 한성희 사장 모습. [사진=포스코건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1147/art_16690819955907_b358b9.jpg)
[FETV=김진태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한성희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포스코건설의 공사수주 행보가 거침없다. 부채비율이 낮고 사내에 쌓아둔 현금이 많아 재무 완충력이 높기 때문이다. 우발채무 우려로 타 건설사가 몸을 사리면서 무혈입성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포스코건설의 수주 행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신당8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에서 단독으로 입찰했다. 현장설명회 당시 포스코건설을 포함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8개 대형건설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모두 참여하지 않으면서 불발됐다.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이 서울 노른자 지역으로 뭇 건설사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실제로 신당8구역 재개발은 인근에 서울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3·6호선 약수역, 5호선 신금호역 사이에 있어 뛰어난 입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또 최고 28층 규모의 아파트 16개동, 1215가구를 짓는 대단지 사업이다. 이 곳은 조합원 수는 566명에 불과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포스코건설의 무혈입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레고랜드 사태와 맞물린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대출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금융사에 퍼지면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모든 사업 진행을 건설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재무부담이 커진다. 서울에 위치한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이 향후 건설사의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것과 우수한 사업성으로 수익이 예상되는데도 각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풀이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포스코건설 역시 마찬가지지만 이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부채비율이 낮고 사내에 쌓아둔 현금이 많아 재무 완충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112.6%다. 통상 200% 이하면 안정적으로, 100%이하를 이상적으로 보는 것을 고려하면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이상적인 수준인 셈이다. 이 기간 현금유보율도 1553.8%에 달한다.
현금유보율은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측정하는 지표를 나타낸다. 유보율이 높을수록 불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채비율과 함께 기업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데 활용되는데 통상 부채비율이 낮을수록 현금유보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안정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받았던 PF 대출 규모가 작은 것도 포스코건설이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보인다. PF 대출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에 따르는 재무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의 PF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8000억원에 그친다. 일부 타 경쟁사의 PF 대출 규모가 6조~7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금액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을 기점으로 포스코건설이 정비사업에서 잇따라 수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재무 완충력이 부족한 건설사는 계속 수주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재무부담이 없는 건설사가 무혈입성하는 수주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호도 문제가 아니라 당분간 사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라며 “이들은 리스크를 배제하기 위해 서로 출혈경쟁을 피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손쉽게 곳간을 더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