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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농협금융의 '아픈 손가락'은

NH벤처투자, 11개 분기 연속 적자...계열사 중 '유일'
'투자금' 회수 지연이 주 원인..."내년 흑자전환 기대"

 

[FETV=권지현 기자] 출범 3년을 맞은 NH벤처투자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H벤처투자는 지난 2019년 11월 NH농협금융지주가 혁신기업 투자를 늘리고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벤처캐피탈(VC)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하기 위해 세운 9번째 자회사다. 신규사업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취지였다. 농협금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은 핵심기술 경쟁력을 갖춘 유망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여신 등을 제공하는 투자 활동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벤처투자는 올해 3분기 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3억원이었던 손실 규모는 3개월 만에 2억원이 더 늘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이 1조97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분기 말(1조3505억원)보다 46%(6212억원) 성장하며 2012년 출범 이래 최대 순익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농협금융은 2018년 7월에는 부동산투자업에 뛰어들고자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한 바 있다. 이듬해 NH벤처투자를 포함해 2년 연속 비은행 계열사를 늘린 셈이다. 여기에는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도모해 범농협 연계사업을 추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농협금융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NH벤처투자가 3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현재까지는 투자 등 신사업 부문이 그룹의 비은행 강화에 힘을 보태기는 커녕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NH벤처투자는 설립 이후 2020년 1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매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3개월)별 손실액은 2~5억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문제는 11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다는데 있다. 농협금융 계열사 중 설립 당분기를 제외하고 플러스(+) 순익을 단 한 번도 기록한 적이 없는 자회사는 NH벤처투자가 유일하다.

 

NH벤처투자가 좀처럼 적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데는 '투자금' 회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데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펀드 관리 보수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나간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수익원이 한정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 마이너스(-) 순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NH벤처투자는 영업이익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9월 말 NH벤처투자는 5억88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 손실액(6억8300만원)보다 소폭 줄었을 뿐, 마이너스 구조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설립 당분기부터 1억1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NH벤처투자는 누적 기준 올 3분기까지 단 한차례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에 투자라는 사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NH벤처투자가 보다 공격적인 사업 전개, 수익원 창출 등을 통해 흑자 전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NH벤처투자가 인재영입에 나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NH벤처투자는 지난해 한화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출신 김철수 팀장을 투자운용본부에 배치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메리츠종금증권(옛 메리츠증권), 농협캐피탈에서 투자 경험을 쌓은 김상태 본부장에게 투자운용본부장직을 맡겼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혁신역량을 지닌 스타트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 구조 상 투자금 회수까지 최소 3년 이상은 걸리는데, 지주는 물론 손병환 농협금융 최고경영자도 이를 알기에 흑자 전환을 기다려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운용 자산이 늘고 있어 내년에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면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