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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BNK금융 회장 사퇴가 갖는 의미

 

[FETV=권지현 기자] 금융권 올드보이의 퇴장, 부금회 쇠퇴, 저무는 상고 신화...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두고 중도 사퇴할 것으로 알려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BNK금융 계열사의 자녀 밀어주기 의혹을 받자 그룹에 부담을 줄 수 없다고 판단,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은 오늘(4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후보군 확대 등 새 회장 선임과 관련해 논의를 시작한다. 

 

1946년생으로 만 76세인 김지완 회장은 금융권 최고령 최고경영자(CEO)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까지 김 회장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금융권 곳곳에서 구력을 다져왔다. 1998년 부국증권 사장에 취임한 그는 2003년 6월부터 현대증권 사장을 맡았다. 2008년 2월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되면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임, 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6월 현직을 내려놓고 1년간 지주 상임고문을 지냈다.

 

김 회장이 BNK금융 회장으로 취임하던 2017년 9월 당시 만 71세, 그것도 현직을 4년 넘게 떠나있던 그가 연 당기순이익 8000억원을 거두는 지방 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돌아오자 금융권에서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을 내렸다. 이달로 꼬박 5년을 BNK금융 회장으로 지낸 그는 순익 성장 1등 공신,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뒤로 한 채 아들 특혜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김 회장의 퇴장으로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1940년대생 CEO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1949년생인 윤대희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올해 8월 물러났다. 김 회장과 함께 금융권 최고령 CEO로 꼽히던 김정태(1952년생)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임기 10년을 채우고 지난 3월 퇴임했다. 김 회장의 사임을 두고 '올드보이의 퇴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의 사임으로 부금회 쇠퇴도 빨라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부금회는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부산 연고 금융인의 연구모임'이다. 2016년 3월 50여 명이 참여해 발족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 금융협회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금융권 요직에 PK(부산·경남) 출신 인사들이 등용되면서 부금회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일각에선 현재까지도 '소리 없이' 인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회장은 부금회의 맏형이다. 이 때문에 2017년 9월 BNK금융 회장으로 선임될 당시 'PK 출신이란 이유로 선임된 것 아니냐'는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 현재 금융권에 남아있는 부금회 회원은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김교태 삼정KPMG 회장 정도다. 장남식 전 손보협회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정충교 전 BNK금융 부사장, 김영준 전 한국예탁결제원 예탁결제본부장 등도 부금회 멤버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금융권 '상고 신화'를 쓴 인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다. 김 회장은 부산상고를 졸업한 뒤 부산대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당시에는 상고를 나와 금융사 CEO에 오른 인물이 적었기에 상고 전설로 가장 먼저 회자되는 인물이다. 김 회장의 퇴장으로 상고 신화 1세대는 저물게 됐다. 현재 상고 출신 금융권 CEO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광주상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강경상고),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광주상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덕수상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