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웃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3분기(7~9월)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카카오페이는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기대에 못미치는 성장세, 보호예수물량 해제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등을 들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잡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21% 큰폭 하락한 5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도 5.32% 급감했다. 카카오페이(-3.21%)와 카카오뱅크(-1.98%)도 일제히 주가가 하락하며 카카오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9% 증가한 104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51.3% 증가한 787억원을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같은기간 카카오페이의 3분기 매출은 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호실적 덕에 실적발표 후 모처럼 주가도 올랐다. 지난 2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17%, 카카오페이는 9.24% 급등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3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1.98% 하락한 1만9850원에, 카카오페이는 3.21% 떨어진 3만7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들은 이들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목표주가를 2만원대로 내려잡았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최대 실적에도 어둡게 보는 전망이 많았다. 성장이 둔화되고 플랫폼 기업의로서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KB증권은 직전 대비 33.3% 하향한 2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하나증권은 기존 3만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도 3만원에서 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원화 대출 시장 전망치 하향을 감안했고, 플랫폼 및 수수료 손익이 여전히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면서도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개인사업자 대출 및 서비스, 가상자산 거래소 연계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남아 있어 투자의견을 Buy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 비용 증가에 더해 외형 성장 둔화, 플랫폼 취급고의 감소가 이어지는 중이며, 자기자본이익률(ROE) 기댓값이 직전 18.8%에서 15.4%로 하향했다”며 주가 상승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페이의 목표주가도 대폭 낮아졌다. 교보증권은 11만원이던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45.5% 내려잡았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정적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연간 거래액(TPV) 성장률이 낮아진 가이던스 조정을 반영하고 연결 기준 영업이익 턴어라운드 시점 지연에 따라 비교기업 대비 할인율을 기존 30%에서 50%으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연초 기대와 달리 매크로 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전날 카카오페이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돼 주가가 겹악재를 맞았다. 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되는 물량은 총 6552만주로 지분율이 49.22%에 달했다. 여기에 전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를 밟으며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보인 점도 대형주인 카카오 및 카카오그룹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