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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후폭풍…채권시장 위기에 "기업자금조달 비상"

 

[FETV=박신진 기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기업들의 자금 경색 우려를 키우는 등 회사채 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AA- 등급 3년물의 금리는 전일 오후 기준 연 5.588%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같은날 BBB- 등급 3년물의 금리도  연 11.444%로 연고점을 찍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각각 4%대, 10%대에 머물렀다. 

 

신용채권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곧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최근 최고 신용등급의 기업들도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다. 이는 시장의 경색이 극심함을 의미한다. 앞서 한국전력공사(AAA)는 연 5.75%와 연 5.9%의 이례적인 고금리를 제시하며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1200억원 어치가 유찰됐다.

 

한국도로공사(AAA)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액 유찰됐다. 과천도시공사(AA)도 최근 6%대 금리로 6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역시 전액 유찰됐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3분기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은 5조5000억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9조원) 대비 39% 급감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지난 2020년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하면서 시작됐다.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는데 최근 GJC가 채권 상환을 못하자 강원도가 빚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 사태는 커졌다. 강원도는 보증 의무 이행 대신 법원에 GJC에 대한 회생절차 신청을 택했다. 

 

회사채 시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불안했던 상황에 더해 지방자치단체 보증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ABCP까지 부실이 나자 회사채와 CP 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 전반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여기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중소형 건설사 및 증권사들의 부도설이 담긴 '지라시'(정보지)가 확산하며 공포심을 더욱 키웠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금 투입 방침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회사채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1조6000억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금융감독원도 시장 내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 등과 협력해 합동 루머 단속반을 꾸렸다. 

 

업계도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당국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지난 18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 재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