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최명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21042/art_16661611079277_9a17e9.jpg)
[FETV=최명진 기자]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남궁 대표는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취임 205일만에 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단독대표 체재로 비상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이번 화재 사고 전 과정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밝혔으며 SK C&C와의 책임 소재 규명보다는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과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첫걸음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피해 신고를 접수할 예정이다. 또 안산과 시흥에 2개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 통신망 이중화 조치를 강구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사퇴를 공식화한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가 일어난 서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제가 맡고 있는 CTO 산하 시스템실이기에 대표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남궁 대표는 또 “카카오의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참담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대표이사직을 사퇴하고 재난대책소위원회를 담당해 카카오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이어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였기에 그 자리에서 내려와서 이번 일의 중대성을 통감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만이 아닌 IT업계 전체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남궁 대표가 카카오 대표직에선 물러나지만 향후 신사업 부문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게 카카오측 설명이다.
남궁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공식화함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는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홍 대표는 “남궁 대표 사임으로 새로운 공동대표 선임은 당분간 없다”며, “단독 대표 체제가 될 것이며 남궁 대표가 진행하던 사업들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 경영 개입은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김 창업자는 현재 경영 개입을 하지 않고 있기에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김 창업자의 입장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움직임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데이터센터 발화부터 전원차단, 복구지연 원인 등 사고 전 과정을 규명해 공개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무엇보다 이번에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하고 그 결과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장애리포트 또한 공개하겠다”며, “직접적인 원인과 그 배경이 되는 간접적인 원인까지 방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현재 일반적인 화재 원인만 파악한 단계이며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도 설명했다. 홍 대표는 복구 지연 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대표는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를 했지만 개발자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구의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 되는대로 시작하겠다. 센터 한곳이 전소되더라도 정상 작동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안정화 이후 2개월내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19일부터 화재 관련 피해신고 접수 창구도 열기로 했다. 신고 내용을 기반으로 피해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유료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겠다”며 “SK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피해 보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홍 대표는 "이번 사고의 1차적 원인은 SK C&C에 있다"고 말해 향후 SK C&C를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를 예고했다.
카카오는 이번 화재 사태를 계기로 자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오는 2024년까지 경기도 시흥 인근에 2번째 데이터센터를 착공하기로 했다.
또 12만대 가량의 서버가 설치될 시흥 데이터센터에는 자체 방화·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구축, 제2의 판교 화재 사태를 차단한다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아울러 남궁 대표는 재난대책소위원회를 통해 데자체 데이터센터 외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추가 예산과 인력 확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