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최명진 기자] 데이터센터에 난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의 원인과 책임론을 놓고 SK주식회사 C&C와 카카오가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 간의 법정 공방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 먹통 사태를 부른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지난 15일 오후 3시19분 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실 안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 불이 났다. 5개의 랙(선반)으로 이뤄진 배터리 1개가 모두 탔고, 곧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SK C&C는 카카오에 전체 서버 전력 공급 차단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지만 카카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용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마친 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SK C&C에 낼 구상금 청구 소송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중이다.
화재 진압 당시 소방당국은 누전·합선 등 더 큰 피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먼저 물이 아닌 소화약제를 방사했다. 하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아 “화재 진압에 물을 써야 한다. 누전 위험이 있으니 전력을 차단해달라”고 SK C&C 측에 요청했다.
이에 SK C&C는 소방당국의 요청에 의해 카카오 측에 양해를 구한 뒤 전체 서버 전력 공급을 막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이러한 양해가 없었고 일방적 통보에 따라 전력 차단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SK C&C와 카카오는 회사 간 손해배상 관련에서도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17일 오전 공시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 이후 SK C&C 측과 카카오의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 C&C 측은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와 SK C&C간의 법정 공방도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 모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피해 보상 규모가 커질수록 카카오와 SK C&C의 치열한 책임 공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력 공급 차단에 대한 양사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카카오 측의 사업 피해 규모는 200억원대에 달한다. 이는 카카오의 예상 매출액을 계산해 단순 사업 피해 규모를 추산한 금액으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