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수해·파업에 시장교란까지…철강업계 '빨간불'

[FETV=김진태 기자] 태풍 피해와 노사 문제 등 하반기 암울한 전망에 철강업계가 비상이다. 여기에 중국산 철강이 늘면서 내수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입량은 86만1000톤(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9%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수입량은 2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의 누적량을 비교하면 77.7% 증가했다. 

 

문제는 중국의 후판 수입량이 늘면서 국내 후판 가격에 대한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주요 철강사들은 국내산 후판 공급가격보다 t당 30만원가량 낮은 90만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계약을 잇달아 따내면서 후판에 대한 수요가 커진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피해로 철강 생산량이 줄자 포스코의 공백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산 후판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포항제철소 내 후판공장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하는 후판 생산량은 연간 최대 450만t에 달한다. 국내 연간 생산량이 900만t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태풍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후판공장은 아직 복구 중이다. 포항제철소 후판공장은 모두 3곳으로 이 중 이 중 2·3후판공장은 이달 복구할 예정이지만 1후판공장은 연내 복구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1후판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은 2·3후판공장에서 만들 수 있어, 2·3후판공장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노사 문제도 중국산 후판 수입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의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하루 8시간가량 게릴라 파업을 진행중이다. 각 공정별로 예고 없이 벌이는 게릴라성 파업은 회사가 미리 대책을 세울 시간이 없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참아왔던 분노를 사측에 보여주자”며 파업 장기화를 예고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연간 250만t의 후판을 생산, 국내 생산량의 30% 가까이를 담당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외 철강사가 국내에 가격을 오퍼(제시)할 때 대체로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데, 현재 달러만 홀로 강세인 ‘킹달러’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저가 오퍼를 할 수 있다”며 “생산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에서 내수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철강사들 입장에선 어려움이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