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939/art_16645006851189_7e0a11.jpg)
[FETV=박신진 기자] 오늘 10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본격 시행된다.
자산운용사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이나 포트폴리오에 따라 퇴직연금이 운용되는 제도다. 퇴직연금의 적극적인 운용으로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 도입됐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의 적격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자산배분 펀드인 TDF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TDF는 은퇴시점에 따라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는 300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그 중 DC형과 IRP는 40% 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TDF 규모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TD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앞다퉈 운용 보수를 내리고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다. KB자산운용은 7월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10% 낮췄다. 삼성자산운용도 '삼성한국형TDF'의 운용 보수를 소폭 내리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의 운용보수를 15% 낮췄다. 한화자산운용도 ‘한화 LIFEPLUS TDF’ 운용보수를 8∼10% 인하했다.
6월엔 국내에서 처음으로 TDF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출시됐다. TDF ETF는 보수와 수수료 등 총비용이 펀드보다 낮고 환매 기간이 짧아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 삼성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3곳에서 ETF 10종목을 선뵌데 이어 지난 22일엔 KB운용도 TDF ETF 3종을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새로운 TDF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TDF 시장 성장이 둔화된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지만 미국의 선례를 따른다면 TDF 규모는 2030년 154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2004년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TDF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DC 내 비중이 13%에 불과하던 것에서 2020년 88%까지 급증했다. 2020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TDF를 혼합형펀드, 일임계좌, 이외 계좌 등의 미국 퇴직연금 평균 계좌수익률을 비교했을 때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동우 NH아문디자산운용 WM연금마케팅본부장은 “작년 TDF 시장은 4조에서 8조로 100%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들어 8월말까지 14% 성장에 불과했다”면서 “이처럼 성장세가 주춤한 이유는 시장 수익률 때문으로 여전히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률에 예민할 수 밖에 없어서 성장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시장의 사례처럼 디폴트옵션으로 TDF 시장은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TDF는 단순 운용보수에 집중하기보단 실제 부담하는 보수와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 운용보수가 아닌 운용, 판매, 신탁 등의 비용을 더한 총보수에 기타비용과 피투자펀드 보수까지 합산한 ‘합성 총보수비용’를 고려하고 보수 차감 후 장기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