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급락한 주가는 주식시장의 급락과 맞물려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보다 2600원(4.12%) 내린 6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6일 신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주가는 하루만에 2000원(3.27%) 오른 6만31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것이다.
상장 직후 24만원에 달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그리다 6만원대까지 폭락했다.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각이 있기 전날인 작년 12월 9일 20만8500원이던 주가는 70%까지 빠진 상황이다.
지난 16일 신 대표는 회사 주식 1만5000주를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6만2094원이며, 약 9억3141만원 규모다. 앞서 신 대표는 지난 6월 16일에도 동일한 수량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7만6300원 수준이었다.
자사주 매입 행보는 신뢰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한 실행안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는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일명 ‘먹튀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작년 12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보유 주식 약 44만주를 전량 매도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20만4017원, 매각 추정가는 469억2390만원이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된 지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또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된 날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경영진의 대량 지분 매각은 ‘단기 고점’ 신호로 읽히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투자 심리는 악화됐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도덕성도 도마에 올랐다.
신 대표는 곧장 사과에 나섰다. 신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 모두를 회사 주식 매입에 활용하며, 대표 임기기간 동안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 대표는 주가 20만원 선으로 회복되기 위한 책임경영을 이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년간 분기별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는 “자사 주가가 2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및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목표치까지 도달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의 수익성이 부진한데다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25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카카오페이는 정부 기금 버팀목 전세대출·일반 전월세대출 동시 비교 서비스, 자회사 KP보험서비스에서 출시한 보험 비교 서비스 등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익 증대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서 주식 시장도 얼어붙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FOMC에서도 연준이 최소 0.75%p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자 채권 등 다른 금융 상품의 매력이 올라가는 점도 투자자들이 증시를 이탈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지난번 매입한 주식과 마찬가지로, 만약 이번 매입 주식을 추후 매도할 경우 발생하는 차익은 회사 성장과 공익을 위해 환원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사용 방안은 사외 이사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신뢰회복협의체’를 통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