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미래 신한의 다음 과제는 ‘압도적인 포트폴리오 경재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미 안정적인 시장 경쟁력을 갖춘 은행과 카드사 뿐만 아니라, 모든 그룹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일류(一流)의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창립 21주년 기념사에서)
업계 톱티어(Top-tier) 향한 신한금융투자의 발걸음에 업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주문으로 신한금투의 ‘일류’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면서다. 조 회장은 최근 이례적으로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구체적으로 언급, 신한금투의 '경영 시계'의 시간을 앞당겼다.
신한금투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18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익 기준으론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투,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중 8위에 자리한다. 자기자본 기준(5조원대)으로도 8위다. 신한금투의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5조1507억원이다.
‘1등’까지의 길은 아직 멀어보이지만 신한금투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변화와 재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다. 우선 오는 10월 사명 변경에 나선다. 신한금투는 지난 2009년 전신인 굿모닝신한증권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면서 ‘금융투자’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여기서 ‘금융’을 떼고 ‘증권’을 붙이며 ‘신한투자증권’으로 변경된다.
사명 변경에 앞서 신한금투는 지난달 26일 ‘채널그룹 도전 선포식’을 열었다. 전국의 리테일·WM(자산관리) 채널그룹 지점장 및 대표 프라이빗뱅커(PB)가 한데 모여 도약을 위한 채비에 나선 것이다. 이영창 신한금투 대표는 “직원 전문성 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 증권업계 재무설계사(AFPK) 자격증 보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채널그룹 도전 선포식을 계기로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증권사로의 도약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투는 서울 여의도 본사사옥을 매각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지난 7월 신한금투는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에 6395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자기자본도 5조원 중반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초대형투자은행(IB)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도 훌쩍 넘어서면서 사업 확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업 진출과 외국환업무 확대, 레버리지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신한금투는 2019년 초대형IB 진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신한금투 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중징계’를 받으며 신규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징계수위는 ‘경징계’에 그쳐 신한금투의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신한금투는 아직 초대형IB 진출보다는 영업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IB를 위한 자기자본 기준은 충족된 상태”라며 “초대형IB를 발행어음 사업 인가 여부로 기준으로 분류 하는 것 같은데, 다만 현재는 당장 해당 사업 준비나 검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