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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 김상현, 롯데쇼핑 부진 털었다

2분기 ‘턴어라운드’…영업이익 882.2% 상승
3년 만에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성공
롯데쇼핑 ‘유통 1번지 도약’ 신호탄 쏟았다!

 

[FETV=김수식 기자]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 총괄대표(롯데쇼핑 부회장)가 해냈다. 롯데쇼핑은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났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통명가’의 체면을 구겼다. 결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초강수를 뒀다. 신 회장은 롯데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초핵심 인재 확보를 하는데 힘을 쏟았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고, 외부 인재를 적극 받아들였다.

 

대표적 인물이 김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룹유통부문 첫 외부인사다. 1963년생인 그는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2년간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있으며 적자였던 홈플러스를 흑자로 바꿨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을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로 김 부회장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탁월했다. 롯데쇼핑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1분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2분기도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쇼핑은 올 2분기 매출 3조9019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82.2% 대폭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46억원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백화점이 1등 공신이다. 엔데믹 이후 명품, 패션 등의 수요가 늘면서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8285억원, 영업이익은 104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9%, 68.5% 늘었다.

 

롯데컬처웍스도 코로나19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엔데믹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매출은 1214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180.6% 뛰었다. 영업이익은 10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 4월 중순부터 영화관 내 팝콘 취식이 가능해진 데다 ‘닥터 스트레인지’ ‘범죄도시2’ ‘탑건2’ 등의 영화들이 흥행하면서 5~6월 매출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는 여전히 영업적자지만 지난해 2분기 264억원에서 올해 2분기 71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와인 전문 매장인 ‘보틀벙커’ 등 키 테넌트(핵심 점포)를 늘리며 지속적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엔데믹 이후 주목받을 상품군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것이 마트 적자 폭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다만, 이커머스 롯데온과 전자제품 전문점 롯데하이마트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롯데온은 전년대비 매출액은 10.5% 줄고 영업손실은 170억원 확대됐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출이 8875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줄고, 영업이익은 99% 급감해 3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우려 사항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전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롯데쇼핑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 물꼬를 틀었다”며 “백화점이 양호한 실적을 내는 가운데, 매장 리뉴얼 효과로 하반기에 마트와 함께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며 “롯데컬처웍스도 관객 수가 늘면서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 2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김 부회장이 맞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다. 매출은 15조5812억원,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각각 3.7%, 3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는 현실을 마주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했다. 지난달 5일에는 사내 게시판에 ‘샘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고, 롯데쇼핑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공유했다. 샘은 김 부회장의 영어이름이다.

 

김 부회장은 샘톡을 통해 “롯데는 다시 유통 1번지가 돼야 한다. 고객들이 제일 먼저 찾고, 가고 싶은 유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가 최근 2~3년간 많이 고전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급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제부터 많은 혁신과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조직문화와 비즈니스에 대한 체질 개선, 신규 사업 등을 고려하면서 더욱더 고객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롯데를 다시 한 번 유통 1번지로 만들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