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동국제강이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국법인을 정리하고, 장기간 손실을 기록하던 브라질 CSP제철소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아직 비상경영을 선포하진 않았지만 하반기 혹독한 경기침체가 예고되는 만큼 고수익 중심의 사업과 경영관리 등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둥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국내 3위의 철강 회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지분 투자한 브라질 CSP제철소는 세계 2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매각된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달 28일 “CSP제철소 주주들과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CSP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브라질 발레가 지분 50%를 갖고 있다.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각각 30%,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발레가 철광석 원료를 공급하고, 포스코는 제철소 가동을 위한 기술부문을 맡았다. 동국제강은 제철소 운영과 제품 마케팅을 담당했다. 전기로만 보유한 동국제강에게 고로 제철소는 기업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CSP제철소는 가동 초기 동국제강에게 아픈손가락으로 꼽혔다. 2016년 제철소가 가동된 이후 손실이 지속됐다. 완전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성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동국제강의 지분법 손실로 이어져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CSP제철소의 적자 해결을 위한 출자도 부담 요소였다. 최근 2년간 동국제강이 현금 출자한 금액은 1220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작년 CSP제철소는 65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020년 CSP제철소는 62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환골탈태에 성공한 CSP제철소가 동국제강의 효자로 자리매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동국제강은 CSP제철소를 매각하는데 가닥을 잡았다. 이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를 앞두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서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강조한 내실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중국법인 DKSC 지분 90%를 중국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DKSC는 2001년 설립 이후 지속적인 사업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누적 손실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동국제강은 손익 개선과 4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지급보증부담을 해소했다. 수익성 저하 사업을 개편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함이라고 동국제강은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재무적 체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고,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추가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사업 핵심인 철강 사업에 집중하고 수익 극대화의 경영활동을 펼친 결과 높은 수익성과 탄탄한 재무구조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신용등급 ‘A등급’ 회복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채비율 및 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2년까지 신용등급이 'A+급'이었다. 이후 철강제품의 공급 과잉과 경기둔화로 인해 ‘BB급’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됐으며, 최근엔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신용동급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동국제강은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CSP제철소 지분 매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사는 CSP제철소 지분매각을 검토해 왔으나 아직 구체적인 금액은 확정된 바 없다”며 “이사회 결의 후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