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친환경 철강사' 변신 속도낸다

영업이익률 0%대에서 2년만에 11.1%로 '껑충'
‘친환경 철강사’ 정체성 구축...핫스탬핑 신공법 등 개발
노조 사장실 점거·하반기 업활 불황은 해결 과제

 

[FETV=박신진 기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불황 터널을 지나 빠르게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안 사장은 불과 2년 전 0%대를 맴돌던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률을 11%까지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안 사장은 ‘친환경 철강사’로 도약을 위한 현장경영의 행보도 덩달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하반기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는 점과 3개월째 이어지는 노조의 당진제철소 사장실 점거가 안 사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 사장이 요즘 부쩍 현장경영의 아쉬움을 토록하는 이유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2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0.8% 증가한 규모다. 판매량은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20만톤(1.9%)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철강 수요 회복세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 영향이 매출액 상승을 이끌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9.7%) 대비 1.4%포인트 개선된 11.1%를 기록했다. 특히 0%대였던 2년전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현대제철의 지난 2020년 2분기 영업이익률은 0.3%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업황 불황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가전 등 전세계 주요 제조공장은 일시적으로 멈췄고, 건설사업도 타격을 입어 주력 제품인 봉형강 판매도 감소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도 상승해 고정비 부담도 심화됐다.

 

이에 안 사장은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안 사장은 포스코에서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을 거친 인물로, 30년 이상 철강 분야에 몸담은 생신 기술 분야 전문가다. 실력을 인정받아 2019년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담당 사장으로 영입됐다.

 

현대제철의 체질개선을 위해 안 사장은 적자 사업부를 정리했다. 2020년 6월에는 당진 공장 전기로 열연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전기로 열연사업은 높은 제조원가 탓에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같은해 10월에는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내던 순천 공장 컬러강판 설비 가동을 과감히 중단했다. 여기에 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등 고수익 제품을 확대했다. 작년엔 안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직접 ‘수익성 중심의 견고한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가식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2조8499억원으로, 역시 최대치였다. 이에 작년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고수익 사업으로의 재편 가운데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안 사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2025년까지 3년 더 현대제철을 이끌게 됐다.

 

수익성 강화에 성공한 안 사장은 ‘친환경 철강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작년 연구개발본부 내 탄소중립 관련 기술 추진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연구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안 사장은 우선 미래 전동화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모빌리티 부품에 대한 사업을 확대하고, 고부가 첨단 소재 발굴에 역량을 집중했다. 고강도 경량화 자동차용 부품에 대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핫스탬핑과 자동차 부품용 강제 개발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장치 수요 확대로 초저온 철근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철강업계 최초로 초저온 철근 시험 장치도 설치했다. 이는 시험 비용과 생산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독자적인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체제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큐브는 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에서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다.

 

하반기 예상되는 철강 축소 우려는 안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해 철강재 수요가 감소하면 글로벌 철강 가격 또한 약세로 전환될 것이 불가피하다. 반면 3분기 적용될 철광석 및 원료탄 가격은 전분기대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3분기 수익성이 다시 주춤해 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은 “2분기엔 원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로와 전기로 제품 가격이 각각 전분기 대비 12만원, 10만원 가량 올라 역대 두 번째 큰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며 “하반기는 철강 판매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현대제철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부 노조원의 당진제철소 사장실 불법점거도 경영에 걸리돌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10여명은 90일 가까이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무단 점거한채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 전까지 일주일의 절반 정도를 당진 공장에서 일한 안 사장은 현재 현장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