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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물류파업에 코로나까지”...주류업계 릴레이 악재에 ‘멘붕’

오비맥주 노조, 8월 1일부터 파업 예고장
하이트진로, 소주 출고 재개…파업은 계속
코로나19 확진자 10만명 육박…업계 긴장

 

[FETV=김수식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 "울고 싶을 뿐이다."

 

현재 주류업계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참이슬로 소주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카스로 맥주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연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았지만 파업으로 제품 출고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화물노동자의 물류 파업이 지속되는데다 주류업계를 불황의 늪으로 내몰았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이다. 주류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불거지는 악재로 인해 경영난에 봉착하지 않을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노동조합이 8월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산하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오비맥주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87.14%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오비맥주 광주공장과 이천공장 노조는 다음달 1일부터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와 이천 등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오비맥주 전체 물량의 60~70%를 차지한다. 청주공장의 경우, 추후 논의를 거쳐 파업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 노조는 올해 입금 및 단체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인상폭을 거부하고 파업을 결정했다. 사측은 임금 5% 인상과 복지 2.3% 인상 등 총 7.3%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총 24%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오비맥주는 두 공장 파업이 진행되는 상황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청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출고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맥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진 않겠지만 파업이 장기화 되면 맥주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트진로도 파업으로 인해 한숨이 짙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2일과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이천, 청주공장의 소주 출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만 소주 총 20만~21만 상자가 출고되지 못했다. 하이트진로 하루 소주 출고량의 70%에 달하는 양이다.

 

하이트진로는 25일부터 이천, 청주공장의 소주 출고를 재개했지만 파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차주들은 지난달 화물연대 총파업이 끝난 뒤에도 집회를 이어갔다. 화물연대 본부는 이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난 22, 23일 두 공장에서 총 700명 정도가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2일에는 청주공장 집회 중 조합원 29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공권력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불법적인 시위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밝힌 만큼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 불법적인 요소들에 대해 적극적인 공권력 집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당사 역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출고 및 사태의 빠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두 회사를 울상 짓게 하는 건 파업만이 아니다. 주류업계를 부진의 늪으로 빠트렸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285명이라고 밝혔다. 1주 전(20일·7만6402명)보다 1.3배 많은 수치로, 98일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저조한 실적을 내며 힘든 시기를 보냈던 주류업계는 엔데믹 시대를 맞아 반등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에 맞춰 여름을 맞아 열리는 다양한 축제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주류업계는 불안하다. 준비해온 것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이미 3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신촌 물총축제’가 취소되면서, 다른 지역 축제들 역시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축제에 맞춰 마케팅을 준비한 업계도 덩달아 눈치를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지침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다. 주류업계는 유흥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이 강화되면 유흥시장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하위 변위 등의 재확산 기류가 흐르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기존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지난 4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해제에 따라 방역 지침을 풀었지만 3개월 만에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