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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국민은행장 이재근의 '유쾌한 반란'

만 56세, 취임 200일...적극적인 서비스·소통 행보 주목
금융 사각지대 개선 앞장...'국민의 은행' 목표, 다음 카드는?

 

[FETV=권지현 기자] "I'm on the Next Level. 절대적 룰을 지켜. 내 손을 놓지 말아. 결속은 나의 무기. 광야로 걸어가"

 

'세계관'을 차용한 은행을 본 적이 있는가. 인기 걸그룹 에스파(aespa)의 히트곡 가사를 자사와 연관시키며 '우리는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라 외치는 은행장이 있다. 올해 초 KB국민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이재근 행장 이야기다.

 

취임 200일을 맞은 이재근 행장이 그간 국민은행을 따라다니던 '모범생' 수식어를 떼고 '새로움'을 은행에 더하고 있다. 7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가 보인 행보는 역대 국민은행장들과 확실히 다르다. 그렇다고 국민은행의 서비스 '방침'이 크게 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이를 고객에 알리는 태도가 이전보다 '가볍게', 그리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KWANGYA)'를 오후 6시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은행권 웹드라마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편은 일단 참여자부터 '넥스트 레벨'이다. 국민은행이 기획하고 크리에이티브 기업 '샌드박스'와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미디어'가 공동 제작했다. 에스파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계관(SMCU)도 그대로 가져왔다.

 

 

웹드라마가 펼쳐지는 공간은 'KB 광야점'이라는 메타버스 가상세계이며, 등장인물은 국민은행 고객들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각자의 아바타 'ke(케이)'다. 내용도 흥미롭다. 미래 금융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국민은행의 모습은 물론, 실제 배우들을 통해 현실과 광야를 넘나드는 청춘 로맨스를 표현했다. 한마디로 콘텐츠 제작사, 대형 연예 기획사, 메타버스, 아바타, 로맨스 등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가 환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놓고' 담았다는 뜻이다.

 

사실 은행들이 차세대 고객군으로 주목받는 Z세대를 겨냥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각에선 이재근 행장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수장 가운데 가장 젊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라는 반응도 있다. 이 행장은 1966년생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1961년생), 박성호 하나은행장(1964년생), 이원덕 우리은행장(1962년생)과 비교해 가장 젊다. 하지만 최연소여서 보인 행보라기엔 그의 보폭이 너무 넓다. 특히 최근 선보인 어르신, 장애인 관련 서비스가 그렇다.

 

국민은행은 최근 고령 인구가 많은 서울 5개(중랑·구로·은평·노원·강서) 행정구의 어르신 복지관과 협력해 'KB 시니어 라운지'의 문을 열었다. 대형 밴을 통해 매우 월~금요일 해당 복지센터를 방문해 소액 현금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고령층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소는 복지센터 주자창으로 정해 불편을 최소화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하며 전담직원도 배치했다.

 

 

장애인 고객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일부 영업점에 '전동식 가변형 경사로', '이동식 경사로' 등을 설치했다. '장애인 도움벨'도 구비해 장애인 고객은 물론 어르신들도 재빨리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국민은행이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 878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현황을 자체 조사한 뒤 나온 결과물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장애인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자 전국 영업점 실사를 진행한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앞서 이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당시 '서비스 경쟁력 강화', '성장 사업모델 강화',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 등 4가지를 핵심 경영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중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지난 봄 '9To6 Bank'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 파격적인 'Z세대 겨냥 행보'로, '사회적 책임'이 어르신과 장애인 고객을 위한 공간 마련 행보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모든 금융서비스의 시작과 끝은 바로 고객이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가자. 2022년에도 포효하는 호랑이의 기개로 '국민의 은행다운' 멋진 한 해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지난 1월 밝힌 취임 일성처럼 서비스의 완성도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 행장.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시도에 금융권이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