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29/art_16582000468817_0ae8d4.jpg)
[FETV=김수식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은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 이사회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공장증설 계획에 제동을 건 것. 앞서 최태원 SK그룹 최장도 올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해놓겠다는 것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돼야 하지만, 이사회의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공장 증설 일정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증설이 보류된 데는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진입한 글로벌 D램 업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IT 수요 둔화로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신규 공장에서 D램과 낸드 중 어떤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는데 현재 전망으로서는 둘 다 여의치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 원화 약세로 원자잿값 등 수입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투자 비용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증설 계획 보류 결정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최근 2분기에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매출액 증가 전망치도 기존 26∼29%에서 30%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했음에도, 장비 리드타임 증가와 재고 상황을 고려해 시설투자 계획은 기존 400억∼44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