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퇴직연금제도 개선안인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 출시, 총보수율 인하, 조직 개편 등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12일 시작되는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직접 연금 자산에 대해 운용지시를 해야 하는 확정기여(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자산을 금융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자동 투자 제도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늘리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새로운 TDF 관련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30일 삼성·키움·한화자산운용에서는 'TDF 액티브ETF' 10종을 선보였다. 이는 TDF를 지수화해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최초 상품이다. 3사 모두 목표 시점 2030·2040·2050 상품을 내놓은 가운데, 한화운용은 20대를 겨냥한 2060 상품을 추가로 상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20대 투자자를 겨냥한 TDF 상품인 '한국투자TDF알아서2055·2060'를 출시했다. 신한자산운용도 지난달 '신한마음편한TDF2055'와 장기투자에 신산업 투자 전략을 접목한 '신한장기성장TDF' 시리즈를 내놨다. KB자산운용도 새로운 액티브TDF 라인업인 'KB다이나믹 TDF' 시리즈를 출시했다.
TDF가 아니더라도 디폴트옵션 편입을 노린 공모펀드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한투운용이 내놓은 '한국투자OCIO-DO알아서인컴펀드·수익펀드'는 국내 단기채권·배당주·리츠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신한운용도 지난 5월 타깃리턴펀드(TRF)에 기업 퇴직연금과 같이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솔루션 전략을 접목한 '신한TRF OCIO 솔루션 펀드' 2종을 선보였다.
TDF 총보수율 인하에 나서기도 한다. 보통 총보수율은 연 1%대 내외인데, 일반 펀드에 비해 투자 기간이 길어 약간의 인하만으로 복리 효과가 매우 크다. KB운용은 올 1월에 이어 지난 6일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또 인하했다. 인하 후 총보수는 최대 연 0.61%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석희 KB운용 연금WM본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DC·IRP 고객의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 운용보수를 추가 인하했고, 패시브 전략인 `KB온국민 TDF`와 액티브 전략인 `KB다이나믹 TDF`에 분산할 경우 투자위험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에 대비해 퇴직연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있었다. 이달 1일 한투운용은 TDF와 OCIO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솔루션운용본부를 신설했다. KB운용은 5월 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글로벌운용본부, OCIO본부, 채권운용본부를 통합한 연금&유가증권부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