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북미 지역을 무대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점유율 확대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SK온, LG엔솔, 삼성SDI 등 K-배터리 3총사는 그동안 파우치형이나 각형 등의 배터리 사업에 사할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나란히 전기차용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며 북미를 거점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원통형 배터리의 최대 장점은 우수한 경제성을 꼽을 수 있다. 파우치형 보다 단가가 낮고 손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나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즉, 글로벌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이 경제성을 우선순위로 내세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배터리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하반기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에 공급할 원통형 4680 배터리를 오창에서 양산한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밀리미터), 길이 80mm의 사이즈를 말한다.
한마디로 테슬라 여파가 글로벌 주요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까지 여진이 끼치는 모양새다. 이뿐 아니다. 최근 미국 전기차(EV) 스타트업들도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에 발맞춰 삼성SDI에도 움직임도 한층 분주해졌다. 최근 삼성SDI도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본격 선언했다. 다만 지름 46mm로 동일하지만 길이는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SDI는 2170 방식의 원통형 배터리를 제작해왔다.
다만 SK온은 아직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 관심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K온이 차세대 배터리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배터리에 집중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SDI의 경우 천안공장에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양산 개발에 앞서 파일럿 라인(시험생산 설비)을 증설 중이다. 회사는 2025년쯤 생산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를 통해 BMW에 입맛을 맞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수행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배터리 업계에선 BMW와의 공고한 배터리 동맹강화을 위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LG와 삼성 두 배터리 업체가 4680을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시장흐름을 좌우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mm, 길이 70mm)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가량 높아 주행거리가 길다는 강점을 갖는다.
◆LG엔솔 VS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시장점유율 한판승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과 원통형 배터리 글로벌 패권을 놓고 한판 승부수를 벌이는 모양새다. 두 업체는 한국의 K-배터리답게 각자 맡고 있는 파트너십과의 공고한 협력을 다지고 있어 사이좋은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삼성SDI는 BMW 등을 전담마크 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원통형 배터리개발 진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조금 더 빨리 진척을 보이는 분위기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테슬라에게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오창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입, 총 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폼팩터(4680) 양산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오창 1공장에도 1500억원을 투자해 4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2170) 라인을 증설하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에 더 많은 투자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1.7조원 규모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키로 했는데 잠정 보류 상태다. 이유는 글로벌 원자재값이 급등하는 등 대외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인기는 여전히 상한가다. 미국의 테슬라를 비롯, 리비안, 루시드 등 신생 전기차 2세대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BMW, 볼보 등의 전통 완성차 메이커들도 최근 원통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원통형의 장점은 경제성이 좋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선호하는 배터리 폼(형태)이다”며 “향후 K-배터리가 안정성의 최고인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놓고 게임체인저를 향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