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625/art_16557098361203_904a34.jpg)
[FETV=김수식 기자] 위기의 삼성이 고삐 잡기에 나섰다. 지금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첩첩산중’이다.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안팎으로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사장단도 이 부회장의 목소리에 주파수를 맞췄다.
재계 ‘큰형님’ 삼성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2거래일째 ‘5만전자’를 기록했다. 2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8%(1100원)가량 떨어진 5만87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미국 고강도 긴축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5만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5만전자’로 떨어진 것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묘안으로 ‘기술’을 택했다. 더불어, 이를 위해 ‘인재’와 ‘조직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실제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술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의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하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보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크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출국해 11박12일간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유럽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출장에서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반도체 장비 업체 등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이어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이어 벨기에 루벤을 방문해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6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 부회장은 같은 해 11월에 미국 출장을, 12월에 아랍에미리트로 중동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이후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을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달 24일에는 향후 5년간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및 차세대 통신 등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분야에서 8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행보에 삼성 사장단도 보폭을 맞추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이 부회장의 유럽출장에서 돌아오자 삼성 사장단회의가 진행됐다. 회의는 20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경계현 사장 주재로 개최됐다. 사장단회의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 반부터 8시간가량 장기간으로 이뤄졌다.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종희 부회장·경계현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또한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