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의 롯데시네마에서 한 커플이 티켓을 출력하고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 ](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624/art_16554308990048_13f707.jpg)
[FETV=김수식 기자] #1. “영화 한 편 고르는 게 신중해지네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을 찾았다는 조진환(가명, 32) 씨는 영화 관람료를 보고 놀랐다. 롯데시네마는 오는 7월 한 차례 더 가격인상을 할 거라는 말을 듣고는 또 한 번 놀라는 눈치다. 그는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다. 주로 집에서 TV나 넷플릭스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만 골라 영화관을 한 번씩 찾는다”며 “앞으로 영화 고르는 기준이 더 까다로워 질 것 같다”며 웃었다.
#2. “둘이 영화 한 편 보려면 3만원이네요.”
커플들의 안타까움은 더하다. 양지영(가명, 29세) 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영화관을 자주 찾는다. 하지만, 앞으로 영화관 데이트를 줄여야 하나 고민이다. 그는 “영화관은 커플들에게 필수코스라고 할 만큼 자주 찾는 곳”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영화)업계가 힘들었다는 거 잘 안다. 1000원, 2000원이 얼마나 되겠냐 싶지만 서도 최근 물가들이 죄다 오른 상황이라 몇 백 원도 적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화관이 연이어 영화 관람료를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 롯데시네마는 오는 7월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성인의 2D 일반 영화 기준 주중 관람료는 1만4000원, 주말 관람료는 1만5000원으로 오른다. 단,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인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영화 관람료 인상은 1년 만에 이뤄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3번째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2020년 11월 관람료를 올린 후, 지난해 7월 또 한 번 가격을 인상했다. 비단, 롯데시네마뿐만 아니다. 앞서 CGV는 올해 4월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성인 2D 영화 관람료는 1000원이 올라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IMAX를 비롯한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 특별관은 2000원,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000원씩 올렸다. 무비머니(영화관람권)도 동일하게 인상했다. CGV 역시,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했다.
CGV도 이번 가격인상이 코로나19 이후 3번째다. 2020년 10월과 지난해 4월, 그리고 올해 4월 등 코로나19 확산 이후 3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영화관들이 관람료를 올리는 데는 속사정이 있다. 국내 영화계는 코로나19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영화산업은 1조239억원의 매출로 2년 연속 감소 중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조5093억원) 대비 약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극장 매출감소율은 이보다 더 높아 2019년(1조9140억) 대비 70% 줄었다. 한국 상업영화의 추정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 50%에 육박해 영화진흥위원회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CGV는 임차료 및 관리비 등 고정비 증가, 상영관 취식 금지로 인한 매점 매출 급감, 영업시간 제한, 좌석 띄어앉기, 방역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국내에서만 약 3668억 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2월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25개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시네마도 사정은 같다. 팬데믹 이후 올해 4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약 3000억원이 넘는 수준에 달하며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에 놓여 있고, 정부의 손실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최저시급 인상, 물류비, 원부자재 등 지속적인 고정비 상승, 역대 최대 수준의 인플레이션 압박과 OTT 등 플랫폼 경쟁 심화 등 힘든 상황을 맞이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어려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영화 관람료를 올렸지만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이다. CGV 관계자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분들의 부담을 늘리게 되어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좋은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극장에 걸리게 하고 이를 통해 전 국민이 위로를 받으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CGV는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CGV영등포 스타리움관을 리뉴얼해 선보인 ‘영등포 ScreenX관’이 대표적이다.
조진호 CGV 콘텐츠기획담당은 “CGV는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ONLYONE CONTENTS’, ‘PREMIUM &PRIVATE’, ‘4DX/ScreenX VALUE UP’, ‘NEW BUSINESS MODEL 발굴’ 등 4가지의 사업 방향성을 설정하고 극장의 진화를 추진해왔다”며 “극장을 찾는 고객들의 영화관람이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일상의 특별한 경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특별관 부문의 혁신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롯데시네마도 “이번 변경되는 정책을 통해 팬데믹을 지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특수관 등 극장에 기대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투자와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환경 개선을 시행하여 고객들에게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적인 관람 환경과 우수한 콘텐츠,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