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한화그룹이 올들어 호성적을 거두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신통치 않아 고민이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매출은 52조원, 영업이익 3조원 가량을 달성하는 등 호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마진을 얼마나 남겼는지를 의미하는 영업이익은 4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는 부진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는 등 서로 상반된 모양새다.
올해 1분기 한화그룹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케미칼(화학)과 방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가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화학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방산 사업은 한화디펜스 및 한화시스템이 영위한다. 특히 지난해 그룹 실적이 초대박을 터트렸던 비결은 전세계 코로나가 백신접종률 상승에 힘입어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성적에도 불구 투자 지주사 ㈜한화 주가는 ‘제자리걸음’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가 올들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한화의 주가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가와 주식수를 곱한 시가총액(시총)도 7일 기준 2조2038억원이다. 이는 시총 순위 136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3월 들어 한화 주가는 3만1200원대에서 같은달 중순 3만원대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후 3월말 3만1000원대로 잠시 올랐다가 4월초 3만원대로 떨어졌다. 4월 25일 한화 주가는 2만9000원대로 더 하향 곡선으로 내려앉아 5월 24일 2만7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다행히 6월 3일 주가가 2만9450원으로 전날대비 1200원(4.25%) 반등했지만 여전히 호실적 대비 저조한 흐름세다.
이에 최근 일부 소액주주들도 불만이다. 일부 한화 소액주주들은 지난달부터 매주 휴일 오전 서울 가회동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한화측에 주가 경쟁력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소각·배당을 요구하는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는 올해 91개 계열사를 보유해 총 80조3800억원의 공정 자산을 보유해 재계 7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다음 순이다. 매출, 영업이익 등 기업자산 규모에 비해 주가가 탄력을 못하는 점에 대해 소액 개미주주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의 실적은 매출 52조8361억원, 영업이익 2조9279원, 순이익 2조1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3.8%, 89%, 205% 급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각종 판관피(판매 및 관리비) 비용, 세금 등을 납부한 뒤 실제 마진을 의미하는 당기순이익이 초대박을 터트렸다는 점이다.
다만 전년대비 올해 1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값이 요동쳐 상황은 다르다. 전체 계열사를 아우른 한화그룹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1440억원, 영업이익 4658억원, 순이익 28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45%, 64.4% 감소했다.
◆소액 개미주주들 “㈜한화 주주가치 제고해달라” =일부 소액 개미주주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그룹 실적대비 현재 주가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보다도 실적이 낮았던 2017년 한화 주가가 5만원대였던 반면 최근 주가는 3만원대도 안되는 반토막 수준이다. 역대 최고 지점이였던 2007년 10월 9만1400원에 비하면 60% 이상 급락했다.
또 이들은 한화그룹이 국내 재계 순위 7위에 대기업인 것에 비해 시총이 낮은 것에 대해 김승연 회장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과감한 경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배당, 배당금 상액 조정, 미래성장 동력투자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한화그룹은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주가를 올릴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런 와중에 올해 한화그룹은 대기업에 걸맞게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5월초 그룹내 계열사별 사장단 회의를 여는 등 글로벌 경영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차세대 미래성장 분야인 탄소중립 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해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도 비금융 계열사의 견조한 실적과 금융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우주항공, 수소사업 등 신사업 육성과 민수 및 해외사업 강화, ESG 경영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