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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바이든 방한] 현대차, 美투자 '선물보따리' 예고...삼성, SK, LG 등 부정적

바이든 20~22일 방한…도착 직후 삼성 평택 공장 찾을 듯
대미 투자 계획 주목…현대차, 7조원 전기차 공장 관심 ↑
삼성·SK·LG·롯데, 美 투자 많이 했는데...1년 만에 또?

[FETV=김현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오는 20일 한국에 공식방문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세부 일정이 알려진 가운데 이번 방한에 재계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정부가 대중(對中) 견제 장치로 반도체, 배터리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서다.

 

 

◆“바이든 온다” 재계 총수, 총출동=바이든 대통령은 20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직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평택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1992년 방한한 아버지 부시를 비롯해 빌 클린턴, 아들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숙소다.

 

21일에는 용산 국방부 청사를 찾아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정상 만찬이 열리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일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6대 경제단체장도 동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 주목하는 부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나올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등 대중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자국 내 제조시설을 확충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평택 공장 방문도 한미 '반도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美 투자 계획 1년...현대차, 조지아에 전기차 생산할까=주요 기업 가운데 관심이 높은 그룹은 현대자동차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현대차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 기간 중 미국 조지아주에 70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로이터통신도 “현대차가 조지아주 당국과 협의 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아이오닉7과 EV9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도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전기차 공장 건립에 기대감을 높였다. 정 회장은 4월까지 올해 세번이나 미국을 찾았다. 당시 미국 뉴욕오토쇼 참석차 출장에 나섰지만 업계 안팎에선 전기차 현지 생산 관련 투자를 검토하기 위한 방미였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부지 선정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해외에서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전기차 생산공장은 없다. 미국에는 앨라배마, 조지아주 공장이 가동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위주로 생산 중이다. 조지아주 공장이 첫 번째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미국에 전기차, 수소차 등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며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조지아주가 유력한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 대문이다. 바이 아메리칸이란 현지 생산 차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바이든 정부의 자국 제품 우대 정책을 뜻한다. 지난해 연 40만대의 생산기지를 조지아주에 세우기로 확정한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은 2조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제공 받기도 했다.

 

 

◆“1년 만에 또?” 재계, 투자 보따리 고심하는 이유는=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도 기업들의 ‘투자 선물’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작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1년 사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조지아주 투자설(說)도 신규 투자가 아닌 작년에 계획한 투자 방안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5나노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AI, 5G, HPC(고성능 컴퓨팅),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미국 서부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시 투자는 미국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SK그룹의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 중 하나”라며 “투자 부지와 세부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총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북미 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회사는 지난 1월에도 3조원을 투자해 GM(제네럴 모터스)과 전기차 배터리 제3 합작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미래사업에 ‘헬스케어’를 낙점하며 최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최소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포함돼 공장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지난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21일) 오후 7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 만찬 명단에 “10대,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명단이 다 적힌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