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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충격 너무 컸나...국내 대형은행 중국 순익 '급감'

4대 은행, 1분기 중국 순익 60% '뚝'...국민>하나>우리 순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여파..."상황 지켜보며 대응에 만전"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1~3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중국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는 100% 완전 자회사를 두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금융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중국 금융시장 규모를 54조달러(약 6경183조원)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2020년 국내총생산(GDP) 20조9300억달러(2경3336조원)의 2.5배가 넘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시장에 전 세계 자금이 몰려들면서 2030년엔 그 규모가 70조달러(약 7경801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3월 말 중국법인 순익은 164.3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402.8억원)보다 59.2%(238.5억원) 급감한 금액이다. 1분기 기준 이들 순익이 200억원대를 밑돌게 된 것은 3년래 올해가 처음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급락폭이 더 크다. 2020년 1분기 4대 은행의 중국법인 순익은 467.5억원으로, 올 1분기보다 64.9%(303.2억원) 높았었다. 특히 2020년 1분기 실적이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시기 거둔 순익임을 감안하면 올해 절반 이상 급감한 순익은 더 도드라진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을 제외한 3곳의 순익이 1년 전보다 대폭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Kookmin Bank China Ltd.)는 작년 1분기 48.6억원의 순익을 거뒀으나 올해는 53.6억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1년 만에 210.3%(102.2억원) 급감한 것이다. 특히 이번 순익은 작년 1분기,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을 딛고 40억원 가까이 순익이 늘어난 뒤 반락한 것이라 아쉽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중국법인도 순익이 크게 줄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올 1분기 순익은 39.9억원으로 1년 전(208.1억원)보다 80.8%(168.2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중국법인인 중국우리은행은 90.1억원에서 51.3억원으로 43.1%(38.8억원) 줄어들었다. 우리은행도 이번 순익 감소로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작년 1분기 순익 증가분을 1년 만에 고스란히 반납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 4곳 중 3곳이 중국에서 순익이 급감한 데는 중국 현지 상황과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오미크론 변이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로 재확산되자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경제 심장이라고 할 상하이(2600만명), 선전(1700만명)은 물론 지린성(2400만명) 등에서 이동과 소비 활동 등이 대폭 제한됐다. 중국 주요 도시 경제가 활력을 잃은 점이 은행업 순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 봉쇄의 영향으로 1분기 소비, 투자 등 각종 지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분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일부 지역 봉쇄 정책 시행 등으로 인해 기업영업과 경제 활동 등이 전반적으로 위축됐고, 해당 지역의 당행 중국법인 일부 영업점도 임시 휴점을 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은 작년 3월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세력이 주춤하고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아가자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덕분에 올해 봉쇄 악재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작년 1분기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완화로 인해 중국경제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리테일 대출이 늘어 1년 전보다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중국 정부가 내달 1일 상하이 봉쇄 해제를 예고한 만큼 올 하반기 중국 경제가 이전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상하이는 지난 14일부터 쇼핑센터,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약국, 시장 등의 오프라인 영업을 재개했고, 오는 22일부터 대중교통도 점차 정상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지 상황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중국 내 코로나 안정 및 봉쇄정책 해제 등 국제정세를 관망하며 실적 회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