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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증권업계...10대 증권사 9곳 ‘역성장’

1년 새 순익 평균 38%↓...NH>KB>삼성>키움 순 줄어
거래대금 감소·금리 급등 영향, 작년 증시 호황 '기저효과'도


[FETV=박신진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1~3월) 순익이 1년 전과 비교해 40%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5524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9곳은 1년 동안 평균 38.1%의 순익이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를 하지 않은 대신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3%(650억원) 줄어든 순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순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10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2574억원) 보다 60.3% 대폭 하락한 규모다. KB증권은 1년 전(2221억원)에서 1143억원으로 48.3% 급락했다. 이어 삼성증권이 전년보다 48% 줄어든 1518억원을 키움증권은 47.11% 감소한 141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는 증시 거래대금이 줄고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작년 가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속도가 붙자 국내 증시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이탈했고, 증권사들의 위탁 수수료는 급감했다. 또 금리가 상승하며 유가증권운용손익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한편에선 작년 증권사 실적이 너무 좋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당초 시장의 예측보다 훨씬 큰 규모의 채권운용 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941억원, 별도기준으로 –851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수수료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늘어나 수수료이익이 양호했던 것과 비교해 아쉬운 성적이다.

 

KB증권은 1년 전보다 수탁수수료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IB(기업금융) 수수료가 만회하며 순수수료수익 전년동기 보다 8.6% 하락했다. 상품운용 손익은 작년 동기(767억원)에서 올해 –384억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은 수탁수수료가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급감했으며, 금융상품 운용손익도 전년 보다 76% 이상 줄어들었다. 키움증권은 순수수료이익은 전년대비 28% 감소했으며, 트레이딩 및 상품손실이 434억원으로 시장 추정치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의 증시 호황은 일시적인 국면으로 봐야한다”며 “이제는 증권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유일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부실채권에 대한 담보 물건(호주 부동산) 매각에 따른 지연손해금 회수가 이자이익에 약 400억원 반영된 영향이다. 캐피탈 이자이익 성장도 이자손익 증가에 기여했으며, 해외 에너지 관련 헤지거래 수익이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에 약 500억원 반영됐다. 또 기타손익에 비상장주식 관련 평가익이 약 900억원 포함됐다.

 

정태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부실채권과 투자자산의 성공적인 회수에 따라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지난 4분기에 편입된 대형 채무보증(약5000억원)의 상환이 2분기에 예정돼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