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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거워진 은행 '기술신용대출' 경쟁

4대은행, 180조 육박...'국민' 선두 탈환, '우리' 증가율 1위
기업 성장지원·새 수익원 역할 기대...올해 200조 돌파하나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기술신용대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기업대출과 연결된 기술금융이 은행의 새 수익원으로 주목받으면서다. '기술신용대출'은 자본이 부족하고 신용도도 높지 않은 중소기업에 기술력을 담보로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대출이다. 기업의 기술 혁신 전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며, 지식재산권(IP) 대출을 포함한 기술금융의 가장 큰 부분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특수·지방은행 17곳이 2014년부터 기술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기술보증기금·한국기업데이터·나이스평가정보 등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평가를 의뢰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3월 말 기준)은 176조268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148조4126억원)보단 18.8%(27조8556억원) 증가했다. 작년 12월 말 잔액이 170조729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개월 새 6조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은행들을 최근 증가세가 꺾인 가계대출과 달리 기술신용대출은 성장성이 높은 혁신기술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미래 고객으로 확보,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의 잔액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6조8284억원으로 1년 전(40조416억원)보다 16.9%(6조7868억원) 증가했다. 작년 12월 신한은행(46조2430억원)에 이은 두 번째 46조원 돌파로, 47조원에 육박한 잔액을 기록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이번 실적은 10개월 만에 1위 탈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년 5월 41조5915억원으로 선두를 기록했던 국민은행은 한 달 만에 신한은행에 약 5500억원 뒤처지며 1위를 내준 이래 지난 2월까지 선두로 올라서지 못했다. 그러나 3월, 전월(45조9823억원)보다 8500억원 가까이 대출을 늘리며 10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신한은행이 45조98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1년 전(39조1655억원)보다 17.4%(6조8156억원) 늘었다. 작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기술신용대출을 쉬지 않고 늘려온 신한은행은 올 1~2월 잔액이 소폭 줄며 5개월 만에 46조원을 밑돌았다.

 

우리은행은 잔액 규모는 국민·신한은행 보다 작지만 증가율은 두 은행을 앞질렀다. 우리은행의 3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4조4563억원으로 1년 전(36조5284억원)보다 21.7%(7조9279억원) 증가했다. 4대 은행 중 유일한 20%대 성장이다. 작년 12월 말 42조2585억원을 기록했으나 3개월 만에 2조2000억원 가까이 규모를 불린 것이다. 하나은행의 3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9조24억원으로 1년 전(32조6771억원)보다 19.4%(6조3253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에 이은 증가율 2위다.

 

금융권은 4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올해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10일 출범한 새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 완화 기조를 내걸었지만 대상이 제한적이고 효과도 두고봐야 한다는 판단에 당분간 혁신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기술신용대출의 경우 은행이 사회적 책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확보 경쟁에 불을 붙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술금융은 가계대출 대체 영업 대상인 기업대출과 맞닿아 있고, 최근 금융그룹들이 대출·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술혁신 스타트업과도 연결돼 있어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성장성을 보고 기업에 투자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도 무시할 수 없어 은행간 기술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