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경영 성적이 석유 사업과 배터리 사업간 대조를 이뤘다. 석유 사업은 초대박을 터트려였던 반면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 기조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도부터 배터리 사업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이노는 석유를 주력 사업으로 배터리 사업은 중장기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여겨 두 축을 중심으로 매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SK이노의 경영 성적표는 매출액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6조8571억원, 영업이익 1조647억원 증가했다. 1분기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가운데 석유 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매출이 65.4%(10조6427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91.3%(1조5067억원) 차지했다. 석유사업이 단연 일등 공신인 셈이다.
SK이노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탄소감축 넷제로 달성을 위한 친환경 포트폴리오(다양화) 사업에 집중한다. 특히 회사는 석유, 화학, 배터리 사업의 3개 축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개한다. SK이노가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를 터트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석유 사업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펼치면서 비축분으로 쌓아놨던 석유사업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대로 SK이노의 배터리 사업은 전분기(2021년 9~12월)대비 370억원 개선된 2734억원의 영업손실으로 집계됐다. 이번 영업손실은 헝가리 제2공장 초기가동 비용 발생,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다만 판매량 증가와 일회성 비용 감소로 적자 폭을 나름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러우 사태로 원재료값이 급등해 배터리 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K이노는 이번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에 대해 일찌감치 예상한 분위기다. 다만 러·우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1분기 영업손실은 더 적었을 거라는 추정이다. SK이노의 계열사이자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은 올해 4분기를 지나 내년부터 본격 흑자전환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에 자신감을 내비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 글로벌 배터리 영토확장 총력전 = 현재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영토확장을 위해 지역별 생산거점 마련 확보에 매진 중이다. 우선 핵심거점인 미국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켄터키와 테니시주(州)를 중심으로 129GWh를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켄터키는 86GWh, 테니시는 43Gwh 규모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앞서 미국 내 조지아주는 제1공장이 9.8GW 규모로 올해 가동에 들어간다. 11.7GW 규모의 제2 공장은 내년에 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SK온은 2025년까지 미국 내 총 150GW급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생산량인 큰 중국은 2024년까지 총 77GW 규모로 생산량을 가동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은 옌청 지역에서만 80(60GW)% 가량의 배터리를 생산하다.
옌청 지역의 1공장은 지난해부터 순차 가동에 들어갔으며 2공장은 202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다만 2025년부터의 배터리 가동량은 중국 대신 유럽(헝가리, 터키)이 2위를 차지한다. 물론 이 시점의 가동량은 중국과 거의 비등한 수준이다.
현재 헝가리은 총 47.5GW에 가동에 들어간다. 앞서 2020년 1공장(7.5GW)은 이미 가도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2공장(10GW)은 곧 가동에 들어간다. 이반차 지역 내 30GW 규모는 2024년부터 가동을 실시한다. 터기는 2025년 포드와 코치와의 3사 합작법인을 통해 30~45GW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방침이다.
특히 배터리 공장 건립은 파트너사인 완성차 업체와의 사전 수주계약을 체결을 통해 움직인다. 즉 공장 수를 늘린다는 것은 수주 확대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SK온의 수주량 실적이 SK이노에게는 미래 실적전망을 밝게 한다.
글로벌 배터리 영토 확대 외에도 SK온은 현재 프리-IPO(사전-기업공개)에도 적극적이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전 프리-IPO를 통해 4조~5조원 규모의 자금을 글로벌 사모펀드사로부터 수혈을 받으려 한다.
SK온은 2025년 이후부터 코스피 상장을 검토 예정이다. 향후 코스피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도 수월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글로벌 배터리 영토 확대를 위한 용도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러·우 사태 원자재값 급등에 배터리 핵심소재 안정화 총력전= 이처럼 SK이노는 계열사를 토대로 석유 사업과 배터리 사업의 두 축을 견고히 해나가고 있다. 다만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고 있다. 퍼펙트 스톰은 동시다발 악재에서 초래된 초대형 위기를 뜻한다. 즉 최근 러·우 사태로 인해 고유가, 원자재값 급등, 원-달러 대비 고환율, 중국 내 코로나 봉쇄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산업계 전반으로 비상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K이노도 예외는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퍼펙트 스톰과 유사한 상황에 이르자 일부 배터리 업체들이 지난 4월부터 임직원을 해외에 급파한다. 이유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과 니켈 등 주요 원자재값이 급등해 공급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만약 러·우 사태 종료로 원자재값이 안정세로 전환될 경우 SK이노는 올해 연간 매출액을 배터리 사업의 호조세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상승한 7조원 중반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린 파이낸셜 스토리 기반으로 한 SK이노의 석유사업과 배터리 사업은 호조세이다”며 “다만 우려되는 관건은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한 배터리 소재 사업의 공급처 안정화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