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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역대급 실적 금융지주...올해 본격 영업 개시는 2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 4대 금융, 1분기 인플레·대선 등 각종 변수로 주춤
2분기 '관망세' 걷혀...관전 포인트, 은행 '성장률'·비은행 '감소세 전환'

 

[FETV=권지현 기자]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지난해 거둔 역대급 이익은 다신 없을 것이란 얘기가 올해 1분기 끝나기가 무섭게 내부에서 나왔다. 작년과 같은 대규모 이자이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만큼 올해는 금융사들이 본업 강화, 수익원 창출 '투트랙'에 어느 때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한 관계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그룹들이 올 1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진검승부는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굵직한 이슈들이 4월 이후 금융 환경에 본격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올 1분기 총 3조98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전(3조9684억원)보다 소폭(157억원) 오른 규모다.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전망치는 달라진다. 금융권은 KB·신한·하나금융 등 3곳의 1분기 순익을 3조1766억원으로 예상, 전년 동기(3조2964억원)보다 3.6%(1198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년 전보다 소폭 늘거나 줄어든 순익이지만 작년 4대 금융이 모두 대출증가·증시호황 바람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뤘던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도 예년과 비교해 호실적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전보다는 '진짜 장사는 2분기부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은 2분기로 접어든 '분위기'가 작년과 다르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은행은 순익 '증가치', 비은행은 '감소세 전환'이다.

 

먼저 은행의 경우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이자이익이 증가, 올해도 실적 성장은 보장된 것이란 목소리가 팽배하다. 문제는 순익 '증가율'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과도한 금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간 금리 차) 공시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어서 금융권은 은행들이 작년 만큼의 '이자장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는 각종 변수가 은행권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작년의 이익 우상향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이어갈 수 있었지만 다음 달 새 정부가 출범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일단 은행들은 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예대금리차를 조금씩 조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분기마다 공시하고 있는 예대금리차를 매월 공시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사실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어떤 결과도 예측할 수 없지만 당선인이 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 자체가 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당선인 인수위와 금융감독원이 작업 중인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은행간 금리 경쟁을 부추겨 대출 금리를 낮아지게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인데, 이미 인터넷은행 등의 출연으로 금리 경쟁이 치열한 상태에서 시중은행이 어느 정도로 반응할지 모르겠다"며 "일단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한 상태"라고 전했다.

 

비은행 부문 '선봉장'인 증권사도 2분기부터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증시는 이미 먹구름이 낀 상태다. 연초 이후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작용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대선이라는 강력한 이슈가 조정장을 길어지게 만들고, 투자 시장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했다. 이에 기업 공개(IPO)가 무산되거나 성사 후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몇몇 기업은 아예 인수합병(M&A)을 미뤘다. 증권사로선 올해 수수료이익에서 변동성을 적게 겪고 투자은행(IB) 사업도 순항하기 위해선 예년과 다른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4대 금융그룹이 모두 IB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 금융지주가 작년의 두 배 수준으로 IB 목표치를 설정한 뒤 해당 사업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IPO 시장이 가라앉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규모 거래를 위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거둔 역대급 수수료 이익 등이 사실 굉장히 보기 드문 경우였다"며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다시 쉽지 않은 장에 들어선 데다 증시 변동성도 커져 증권사들이 취할 수 있는 액션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비은행 주요 계열사인 보험·카드사도 2분기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야 한다. 특히 4대 금융 중 KB·신한·하나금융 등 3곳이 몸담고 있는 생명보험업의 경우 혼인·출산 감소 등으로 업황 전망이 밝지 않다. 손해보험업도 지난해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개선 등으로 높은 순익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 가시화된 '엔데믹'으로 인해 자동차 및 장기 위험손해율이 오를 것으로 보여 상황이 녹록치 않다. 손해율이 1년 전보다 4%포인트(p)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이 이달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내린다는 점도 순익에 부담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가맹점 수수료가 0.1%포인트(p) 인하된 것과 관련해 '적응 기간'을 거친 이달부터 순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늘고,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도입으로 카드론 영업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2분기 이후 실적을 신경 쓰이게 만든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 증가 등으로 인해 이자·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어 그룹 내에서도 카드계열사의 위상이 많이 올랐는데, 올해는 정권도 바뀌고 그간 실행한 금융 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 작년 만큼의 순익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내부에선 사업 확대보다 비용 절감에 힘쓰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