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부진한 주가 흐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매년 가파른 성장세에 새롭게 내놓은 상품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달 1일부터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일 5만900원이던 주가는 5거래일 새 9.2% 빠졌다. 특히 전날(7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50원(-4.5%) 하락한 4만6200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다른 금융주의 주가가 소폭 오르거나 최대 2%대 하락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큰 낙폭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은 지난해 거둔 호실적과 비견돼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은 작년 2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1136억원) 보다 80% 급증한 규모다. 카카오뱅크의 순익은 출범 이후 5년 동안 매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내놓은 상품이 '역대급' 흥행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카카오뱅크의 낮은 주가를 더욱 아쉽게 만든다. 지난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은 한달 만에 누적 조회건수 7만건, 약정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챗봇’ 형식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는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곧바로 주담대 대상 범위를 확장했다. 종전 KB 시세 9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에서 9억원이 넘는 아파트로 넓혔다. 대출 한도도 기존 6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외 인터넷은행 최우선 과제인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도 성공한 모습이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취지에 맞춰 금융 취약계층인 중·저신용자에게 실행할 대출 목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고신용자층 대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을 바 있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실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만에 목표치(25%) 중 20% 달성에 성공했다. 남은 5%의 비율을 채울 기간이 충분해 올해 중·저신용자 목표 달성은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이 중금리대출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원화대출채권은 전분기대비 3.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상품 '훈풍' 속에서도 카카오뱅크 주가가 저조한 데는 '부족한 주주친화 정책'이 원인으로 꼽힌다는 분석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중간배당,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쳤다. 이에 카카오뱅크 주주들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현재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이 불가한 상황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위해서는 이익잉여금이 쌓여야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이익잉여금은 전액 대손충당금 적립을 위해 쓰이고 있어서다. 배당을 위한 재원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적자 전환에 성공한지도 2년밖에 되지 않아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며 “현재 카뱅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어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최선이며, 회사가 좀 더 성장을 하게 되면 주가 상승 및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