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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네이버 최수연·카카오 남궁훈, ‘직장갑질·골목깡패’ 이미지 탈출 사활

사회적 질타 받은 네카오, 새 리더십으로 체질 개선 박차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나선 네이버, 괴롭힘 조사기구 신설
“이제는 상생하겠다” 카카오, 3000억원 투자로 동반성장 약속

[FETV=김현호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통점이 많은 정보통신(IT) 기업으로 평가된다.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서울대 공대와 삼성SDS 입사 동기이다. 또 두 기업 모두 검색과 메신저를 활용한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해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고 높은 연봉에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꿈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회적 질타를 받으며 함께 큰 곤욕을 치뤘다. 네이버는 직속 상사의 괴롭힘으로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양사는 각각 최수연·남궁훈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이미지 탈피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수연號, 조직쇄신 나서...사건 관련 임원 네이버에=네이버는 40대 최수연 대표의 취임 이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진 이후 별도의 기구까지 설립해 독립적인 조사를 다짐했다. 하지만 관련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고위 임원이 네이버에 남아 있어 반쪽짜리 인적 쇄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네이버는 직장내 괴롭힘 사건으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인은 임원급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리며 정신적·신체적 고통도 받았다. 네이버는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수연 대표는 취임 이후 ‘일하기 좋은 조직’을 내세우며 ▲3년 이상 근속시 최대 6개월 무급 휴직 ▲휴양시설 7곳 신규 개설 등을 복지제도 개편안으로 내세웠다. 또 중·석식 무료 제공을 비롯해 휴가비 지원, 원격 업무기기 지원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법정 근로시간에 따른 셧다운 제도와 연봉재원 10% 인상 등도 직원들에 제시한 상태다.

 

또 ‘직장내 괴롭힘’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기구’도 마련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기구는 이사회 직속으로 운영되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게 된다. 다만, 이사회에는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채선주 전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이사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와 함께 당시 사건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4명의 고위 임원 가운데 3명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상태다.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는 유럽사업 개발 대표로 선임됐고 박상진 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제외한 당시 'C 레벨' 리더 4명 가운데 3명이 네이버에 남아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사회에는 다수의 사외이사가 있어 채 CCO로 조사기구의 독립성이 해칠 우려는 없다”며 “네이버의 가장 큰 변화는 회사 경영의 수장과 리더십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로써는 경영 안정을 빠르게 조치해야 했는데 새로운 리더십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었다”며 “당시 임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혼쭐난 카카오, 이제는 “함께 성장하겠다” 동반성장 강조=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16년 45개의 계열사를 보유했지만 올해 2월에는 138개로 집계됐다. 골목상권 침해 사례로 분류되는 대리운전, 미용실, 퀵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탓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카카오 방지법’이라 평가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방침까지 세운 바 있다.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카카오는 지난 5일, 공동체 상생안을 가동해 소상공인과 창작자 등과 함께 동반성장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3000억원의 상생 기금을 활용해 사회의 지속가능성 기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력 계열사도 함께 참여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 ‘꼬리표’를 때겠다는 각오다.

 

계열사 정리도 약속했다. 카카오는 작년 10월 꽃·간식·샐러드 배달 등 일부 배달사업을 청산했지만 추가적으로 30~40곳을 정리해 연내 계열사를 100여개로 줄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공동센터장은 “CAC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카카오의 핵심사업에서 벗어난 계열사들은 정리해나가고 있다”며 “철수할 사업을 고르는 기준은 골목상권 이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