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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Pick]"내가 파운드리 지존이야!"...삼성전자, "인텔 공격투자 두렵지 않다"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좁혔는데...인텔, 유럽에 대규모 투자
삼성·TSMC, 세계 유일 7나노 이하 공정…인텔은 개발조차 못해
EUV 확보경쟁 치열...미세공정 로드맵도 수율 문제로 장담 어려울 듯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와의 격차를 조금씩 좁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에는 TSMC보다 한발 앞서 3나노(1㎚=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술력을 끌어 올려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파운드리 산업에 양강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인텔이 유럽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도전장을 냈다. TSMC의 추격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거대한 경쟁사가 등장한 셈이다. 다만, 미세공정을 위한 장비 수급과 수율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인텔의 반도체 비전이 순조롭게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파운드리 복병 인텔, 대규모 투자=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만의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조사됐다. 매출은 157억5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5.8%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52.1%로 1.0%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으로 5나노 매출이 급증했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 악화로 7·6나노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1% 증가한 18.3%로 집계됐다. TSMC와의 격차는 3개월 만에 2.1%포인트 줄였으며 세계 5위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매출은 55억4400만 달러로 2021년 3분기에 비해 15.2% 이상 늘어났다. 5·4나노 수율을 끌어올려 주요 신제품을 대량 생산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산업의 양강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텔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인텔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유로(약 23조3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부터 반도체 양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에 연구·개발(R&D) 센터, 디자인센터 등을 짓기로 했다.

 

이번 인텔의 결정은 유럽연합(EU)의 장기적 투자 계획에 발맞춰 공개됐다. 지난달 EU는 반도체에만 43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를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EU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9%에 불과하다. EU의 장기적 투자 계획에 인텔이 뛰어든 셈이다. 인텔은 유럽 반도체 산업에 총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뛰어든 인텔, 왜?=이번 인텔의 계획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인텔은 이미 지난해 9월, 유럽에 800억유로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IAA(독일국제자동차전시회)에서 “자동차의 미래는 전기차, 자율주행차에 달려 반도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 원가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마진이 낮은 탓에 그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생산기업도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첨단기술이 확대되면서 고성능·고품종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성장률은 24.6%를 나타냈고 2025년까지 매년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쓰이는 차량용 반도체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2배 이상, 자율주행차는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완성차기업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모두 반도체 생산능력이 없어 파운드리에 반드시 일감을 맡겨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텔 도전자 될까, 최첨단 기술력은 TSMC·삼성뿐=인텔의 참전으로 파운드리가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지만 삼성전자는 기술력에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TSMC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로 결과물은 올해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파운드리에 나노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약진이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는 회로가 미세할수록 성능이 향상된다. 파운드리 업계가 잇따라 공정 난이도를 끌어올리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TSMC는 3나노 양산 시점을 각각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계획했다. 반면, 인텔은 7나노 공정은커녕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7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텔은 이들 기업보다 앞서 2024년까지 20A, 2025년까지 18A 공정을 도입하기로 계획한 상태다. 20A는 2나노, 18A는 1.8나노 수준이다. 당시 인텔은 ‘나노’가 실제 반도체 회로 선폭과 일치하지 않다는 이유로 공정 이름을 제외했다. 인텔의 이 같은 도전은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와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 개선의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EUV는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 광원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길 수 있다. EUV를 사용하면 일반 공정으로는 불가능한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하다. 때문에 파운드리 업계뿐만 아니라 메모리 기업까지 EUV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공급량이다. 전 세계에서 EUV를 생산하는 기업은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하며 현재 연간 생산량은 40여대에 불과하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로 400~440억 달러를 책정했고 EUV 공정은 70~80% 끌어올리기로 했다. 2000억원에 달하는 EUV에 투자 금액을 쏟아붓겠다는 뜻이다. 세계 메모리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월, EUV 도입을 위해 4조7500억원을 투자했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또 3위 마이크론도 2024년부터 EUV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의 로드맵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2년 안에 미세공정에서 TSMC와 삼성전자를 뛰어넘어야 한다. 하지만 선두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 삼성전자 4나노 수율은 35%로 추정하고 있다. 10개의 반도체 중 약 7개가 정상 제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TSMC도 3나노 수율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자 고객사 제품을 4·5나노로 적용했다는 보도가 나온바 있다.

 

파운드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GAA(Gate All Around)로 기술력 ‘초격차’를 계획한 상태다. GAA는 좌·우면과 윗면에 이어 아랫면까지 더한 총 4면의 게이트로 구성돼 기존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인 핀펫(FinFET)보다 누설전류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GAA 기반의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파운드리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상반기에 차세대 GAA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며 “HPC(고성능컴퓨팅), AI(인공지능) 등 주요 성장 응용처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