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310/art_16467175129862_4d774b.jpg)
[FETV=이승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가 국내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불똥이 튀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러시아 ETF 내 잔존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크라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해당 ETF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KINDEX 러시아MSCI ETF’ 관련 긴급 공지를 올렸다. 지난 3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측에서 “MSCI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 가격 적용”이라는 의견을 통보해 해당 ETF의 자산가치 하락은 물론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다음날 ETF의 가격은 30% 가까이 급락했고, 지난 7일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 2년간 상장폐지 된 ETF 종목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2020년 29개, 2021년에는 25개의 ETF 종목이 상장폐지 됐다. 이전까지 10개 내외의 종목이 상장폐지 되던 것과는 다르게 ETF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그만큼 사라지는 종목도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ETF가 상장폐지 되는 이유는 주로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 째는 ETF 상품과 기초지수의 상관관계가 희미한 경우다. 기초지수와 ETF의 상관계수가 0.9 미만(액티브 ETF는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되면 ETF의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판단하에 종목이 상장폐지 된다. 두 번째는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을 때이다. 자본금 및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다음 반기 말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퇴출된다.
그동안 ETF는 주식의 성격은 유지하면서 보다 안전한 투자상품으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소액으로도 누구나 쉽게 매매할 수 있고, 추종 지수에 따라 투자자가 원하는 업종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ETF는 주식처럼 특정 기업의 리스크로 인해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가 없고, 설사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펀드 내 보유 종목 자산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어서 그동안 큰 문제로 지목되지 않았다.
![[자료 한국거래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310/art_16469578817099_777e90.png)
하지만 이번 KINDEX 러시아 MSCI ETF는 지수 산출업체인 MSCI에서 러시아 주식 관련 지수 산출 방식을 변경하면서 벌어진 사태로 글로벌 금융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이례적인 경우다. 특히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당 ETF의 개인 순매수 금액은 약 183억원으로 전쟁 상황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노린 일반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KINDEX 러시아MSCI ETF는 실물 주식을 보유하는 실물형 ETF가 아니라 증권사와 계약을 통해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합성형 ETF이다. 해당 ETF의 자산 가치는 러시아 장외파생상품의 평가가치와 연결이 되는데, 현재 그 평가가치가 0원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ETF의 잔존가치 또한 같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운용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보통 순자산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의 경우 유지에 어려움이 있어서 ETF 상장 폐지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면서도 “이번 러시아 ETF 관련해서는 지수 내 주식 가격이 변동된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