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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새판 짜는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의 과제는?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조선소장 8일 대표이사 선임 의결
재무적 불확실성…CB만 2.3조 규모, 환산시 부채비율 4085%
CB, 주식 전환도 불투명...이자 갚아야 하는데 수익성 부담

[FETV=김현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신임 대표이사에 박두선 조선소장을 내정하고 새판짜기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이 불발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박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전환사채가 재무 부담을 악화시켜 ‘새주인’ 찾기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주가도 낮아 주식으로의 전환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자 상환도 어려워 보인다. 헤비테일 계약으로 지난해 수주한 선박 대감이 차등 반영되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은 대목이다.

 

◆박두선 조선소장, 신임 대표이사 내정=대우조선해양은 8일 이사회를 열고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의결하고 이달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근 사장은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박 내정자는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지난 2019년 9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에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겸임하고 있는 정통 ‘대우조선해양맨’이다. 입사 이후 36년 만에 대표이사까지 올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흑자 전환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무산 이후 독자 생존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1308억원의 매출과 1조23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조원 이상 줄었고 적자폭은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이 증가하면서 80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한 여파가 컸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1조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은 2~3년간 저조한 수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수주잔고 증가로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가 예상되나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위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결합 불허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재매각 계획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B 걱정인데...흑자 올려도 이자 갚는데 써야=세계 최대 조선사에 매각이 불발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고 올해에도 글로벌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전환사채(CB)가 골칫거리다. 회사 규모가 수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주인 찾기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97% 이상 증가한 297%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출입은행을 상대로 발행했던 2조3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다. 이를 부채로 반영할 경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085%로 상승한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인 CB는 상환해야 할 시기가 도래할 수밖에 없고 금리 인상에 따라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수은은 CB를 주당 4만350원에 전환하는 조건으로 현금 지원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2만6000원 수준에 불과해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회사 입장에선 이자를 지속적으로 납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자는 2021년까지 1%였지만 올해부터 5년 만기 공모 무보증회사채 기준 수익률에 매년 0.25%를 가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금리 조정(스텝업)이 1년간 유예 됐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헤비테일’ 계약에...실적 개선 더딜 듯=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발주량은 전년 대비 95% 오른 4664만CGT에 달했다. 이는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선가도 지난 1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클락슨은 LNG·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에도 증가할 것으로 밝혀 조선업에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목표 대비 141%에 달하는 108억6000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 대비 2배 가량 오른 수치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대표되는 LNG선은 6척 늘어난 15척, LPG선과 컨테이너선은 각각 9척과 20척을 확보해 같은 기간 8척 증가했다. 하지만 수주량이 늘어나도 건조 금액은 ‘헤비테일’ 계약에 따라 실적 개선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헤비테일은 건조 금액 가운데 일부분만 선지급 받고 남은 금액은 인도 단계서 받는 방식을 뜻한다. 선박 건조 기간이 2~3년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 차등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CB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으로썬 뼈아픈 대목이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도 필요해 박두선 내정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