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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나가는 인사들, 공통점은 '하나금융' 출신 

금융그룹 회장·금융협회장·사외이사 등 다양한 역할 맡아
'M&A' 성공 노하우 큰 자산...금융권 넘어 산업계로 활동 폭 넓혀

 

 

[FETV=권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 출신들이 금융권을 넘어 산업계에서 약진하고 있다.

 

하나금융 출신은 지방금융그룹과 금융협회장 등 금융권 뿐만 아니라 전자 등 비금융권서 새로운 이력을 써 가고 있다. '한 뿌리' 출신들이 업권을 넘어 다방면에서 맹활약하는 것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계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 70대 최고경영자(CEO)로 맹활약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나금융에서 쌓은 내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인사들을 살펴봤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은 이달 차기 행보로 바디프랜드 총괄 부회장행을 결정지었다. 지 부회장은 그동안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인물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비금융업권으로 전격 자리를 옮기는 그가 이례적인 결심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 부회장은 1991년 이후 만 31년 동안 하나금융·은행에 몸담았다. 지난해 3월 지주 디지털 부회장에 올랐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내며 중국·글로벌 업무 역량을 쌓았으며, 하나금융의 디지털 성장 과정을 함께 했다. 지 부회장이 바디프랜드의 글로벌·디지털 영토 확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회장님'이 움직이 사례도 있다. '금융 10단'으로 불리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연말 쏘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 됐다. 약 10년 전 서울대 경영대학 초빙교수 시절 인연을 맺은 박재욱 쏘카 대표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김 전 회장의 자문을 구하고자 그를 이사회로 맞아들인 것이다. 당시 금융권에선 만 77세의 원로 금융인이 이제 막 기업공개(IPO) 입성 전략을 짜고 있는 회사의 사외이사가 된 것을 두고 '새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회장은 하나금융의 기틀을 다진 입지적인 인물이다.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후 첫 행장을 맡은 데 이어 하나금융지주 기틀을 마련, 지주 초대 회장이 된 인사다.

 

오화경 전 하나저축은행 사장은 지난달 17일 79개 저축은행을 대표하는 제19대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당선됐다. 매번 진행되는 중앙회장 선임이지만 이번엔 그 의미가 다르다. 저축은행 업계 출신이 회장을 맡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민간 출신으론 제10·17대에 이은 세 번째 회장이다. 오 회장은 "현장 업무를 잘 아는 업권 전문가가 회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2010년부터 12년 동안 저축은행·캐피탈 업계에 종사하며 제2금융권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점도 강점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오 전 사장 취임 전이던 2017년 9월 말 156억원의 총포괄이익을 거뒀으나 작년 206억원을 기록, 32% 성장했다.

 

지난해 평균 50% 순익이 급성장한 두 지방금융지주 회장도 하나금융 출신이다. 2017년 9월부터 BNK금융지주 사령탑이 된 김지완 회장은 하나금융투자 전신인 하나대투증권 사장 출신이다. 이후 하나금융 부회장, 상임고문을 지냈다. 2013년 6월을 끝으로 하나금융에서 물러난 김 회장이 4년 만에 다시 지방지주 회장으로 복귀하자 금융권은 그의 이름 앞에 '화려한 부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가 1946년생임을 고려하면 김승유 전 회장(1943년생)과 함께 하나금융에서 쌓은 구력을 금융권 최고령 CEO로 현재에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서 입행 31년 만에 하나은행 부행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이후 하나 HSBC 생명보험으로 자리를 옮겨 하나생명 사장을 지냈다. 김 회장도 김지완 회장과 마찬가지로 하나금융을 떠난 이후 지방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경우다. 2018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 지난해 역대 최대인 50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외 이병철 KTB금융그룹 회장은 하나금융에서 부동산사업을 총괄했다. KTB금융은 유진저축은행, KTB투자증권, KTB자산운용, KTB네트워크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이달 중 다올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최근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박윤호 JT친애저축은행장은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출신이며, 강대영 융창저축은행장은 하나은행 동부지역 대표, 임창섭 유진저축은행 이사회 의장은 하나금융투자 대표로 일했다.

 

기업 사외이사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김한조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을, 김병호 SK 사외이사는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냈다. 황인산 전 하나은행 부행장은 현재 카카오뱅크 사외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은행, 증권사 등 핵심 계열사들이 굵직한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치며 현재의 대형 금융지주 모습을 갖추게 된 경우"라며 "그 과정에서 업력을 단단히 쌓은 경영진들이 이제는 하나금융 외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