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항공·물류


HMM, 배재훈 이어 김경배 카드 통할까?

2021년 영업이익 7조3000여억원…국내 기업 중 4번째 높아
배 대표 임기중 해운업계 호황세…9년간 전체 영업손실 해소
현대글로비스 대표 출신 김경배, 채권단 위원회로부터 내정

 

[FETV=박제성 기자] 배재훈의 HMM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성적을 거뒀다. 이를 두고 HMM안팎에선 배재훈 카드가 통했다고 한다. HMM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도 해운업계 호황으로 7조30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기업중 네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이다. 특히 회사가 작년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9년간 누적된 영업손실을 한방에 털어낼 만큼 초대박이다.

 

HMM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가까이 큰 폭의 영업손실을 겪었다. 이기간 누적 영업적자만 3조840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7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단박에 '적자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작년 초대박 비결은 코로나 여파로 불거진 글로벌 물류대란 수혜다. HMM은 작년 매출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작년 백신접종률 상승과 물류대란 여파로 해외 물동량이 상승해 실적 대박의 힘을 보탰다. 배 사장의 임기는 2020년 4월부터 시작해 오는 3월 26일 만료되는 가운데 지난해 실적 대박으로 ‘경영정상화’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배 대표가 전임자인 유창근 전 대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당시 한진해운 파산 직후 경영정상화를 복구하는데 한창이였다.

 

 

당시 경영정상화 미션은 해외 기업으로 빠져나간 선사로부터 물동량을 되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 대표는 아시아~미주 노선 운임비 상승, 남미와 유럽지역 국가 신흥시장 공략, 초대형 수출 컨테이선 발주 등의 공략에 집중했다.

 

해운업계 안팎에선 배 사장의 임기 중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반응이다. 이유는 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말부터 HMM 현장직원들을 중심으로 임금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지속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은 없었다. 특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7% 수준에 그친 임금 인상률로 임직원들의 만족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후임 대표로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동종업계인 현대글로비스 대표 출신인 김경배 사장이 내정됐다. 김경배 내정자 발탁은 지난 2월 9일 HMM채권단이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최종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은 KDB산업은행(36%), 해양진흥공사(48%)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중심으로 영위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김 신임 내정자를 발탁한 계기는 간단하다. 현대차그룹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 중 3.29%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에 매각했다.

 

당시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춰야만 공정위로부터 일감몰아주기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즉 이번 김경배 내정자는 향후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에 매각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일부 의견도 제기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민영화 절차 수순의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작년 실적 상승으로 몸값이 높아진 상태에서 만약 새 인수자를 찾게 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또 채권단이 보유한 전환사채(CB) 이슈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전환사채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만약 채권단이 이를 주식으로 요구할 경우 HMM의 지분 84%를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다. 결국 높아진 몸값으로 매입에 나서겠다는 인수자는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신임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전 현대글로비스 사장 출신이다. 1990년 현대정공(現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고(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10여년간 근무한 바 있다. 현대차 미주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현대글로비스 미주법인 CFO,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을 거쳤다. 2007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현대글로비스에서 임기를 마친 후 김 내정자는 2018년부터 현대위아 대표직을 맡은 바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김경배 사장 내정은 회사 내부에서 전혀 관여한 결정이 아니라 HMM채권단에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HMM의 실적 전망은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 추청치는 8조778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추정치(7조1350억원) 보다 23% 높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견조한 운임지속과 이에 따른 연간운임 상향 조정으로 지난해에 이어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초 4조4000억원에 달하던 결손금을 전액해소하고도 8000억원 가량 배당 가능 이익이 쌓인 것으로 추정돼 주주한원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