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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러-우 전쟁' 현대차·기아 정의선, '글로벌 청사진’ 빨간불 켜지나

‘국제 사회 제재’ 러시아, 은행간 거래 중단…현대차·기아. 신저가 위기
러시아 법인 운영하는 현대차, 생산량·매출 타격 우려…“손익변화 가능성”
현대차그룹, 올해 해외시장 공략 박차…“러시아 매출 기여는 3% 미만”

[FETV=김현호 기자] 현대차·기아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러-우 전쟁'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국제 사회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단행하면서 현대차·기아에도 예상치 않게 불똥이 튄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주가는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치고, 정상적인 사업 진행도 힘들어졌다. 향후 러시아에는 수출 및 달러 거래 차단 등 고강도 추가 제재가 예고된 상태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위기 상황이다.

 

 

◆‘러시아 경제 제재’…현대차·기아 주가 ‘뚝뚝’=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현대차·기아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17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52주 신저가를 세우기도 했으며 최근 두달새 20% 가량 감소한 상태다. 기아도 같은 기간 15% 감소한 7만3800원을 나타냈다.

 

현대차·기아 주가는 국제 사회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과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 은행을 국제금융결제망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회)로부터 제외하기로 했다. SWIFT는 200여개국 1만1000여개 은행의 송금 시스템으로 북한과 이란에 거래 금지 조치가적용된 바 있다.

 

SWIFT 차단에 러시아는 다른 국가와 은행 거래가 중단된다.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어 러시아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국제 사회는 또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석유·천연가스 수출 차단, 러시아 기업의 달러 거래 차단,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 수출 금지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사회의 강력한 압박에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시장에서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러시아법인(HMMR)의 생산량은 17만8300대로 집계됐다. 전체 법인 가운데 5번째 규모다. 또 같은 기간, 573억원이 투자됐으며 매출은 2조3287억원을 기록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내수 경기의 일시적 위축, 루블화 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월 기준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 글로벌 판매의 4.0%, 기아는 5.6%를 차지했다”며 “2020년 기준, 현대차의 루블화 노출규모는 연간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30~40%는 기아에서도 인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中·日 공략 박차...러시아 영향은 제한적일 듯=정의선 회장은 올해부터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잇따른 청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기아와 제네시스는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 시장에서 ‘재탄생’ 수준의 정비에 들어갔고 현대차는 13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기아는 올해를 중국 사업 반등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4월에는 새 사명과 신규 CI(기업 이미지) 및 SI(공간 정체성)를 발표하기로 했고 올해부터 출시되는 신차는 안전 및 신기술 사양을 대폭 적용하기로 했다. 또 주력 판매 차종을 카니발, 스포티지와 같은 글로벌 전략 모델로 재편하기로 했다. 내년부턴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기차 라인업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상하이 국제모터에서 G80 전기차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11월에도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GV70 전동화 모델을 소개했다.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 법인장은 “G80의 세계 첫 공개는 중국에 대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이미 중국에 G80과 GV80, G70을 런칭했고 올해에는 GV90, GV70 전동화 모델, GV60 등도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판매 부진 여파에 2009년 말, 일본 사업 대부분을 정리했고 상업용 차량 판매를 중심으로 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초, 온라인으로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일본에 판매하기로 했다. 차량 선택부터 시승, 견적, 주문, 결제, 배송까지 온라인으로 구성하기로 했으며 법인명까지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했다.

 

다만, 러시아 사태로 현대차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가는 경제 제재로 시장의 불안 심리가 작용해 단기간 조정에 그치고 매출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 상태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에 대해 “러시아 시장의 동사 연결매출 기여도는 3% 이내이기 때문에 매출 감소 및 루블화 약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러시아 사태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