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309/art_16461814253852_5714bd.jpg)
[FETV=성우창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차와 증권대여, 리서치 등의 부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무를 말한다.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자격이 부여된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이 PBS 사업자 증권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체 헤지펀드 계약고는 38조924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헤지펀드 시장은 옵티머스·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한 수탁 위축 현상으로 2020년 29조7000억원으로 규모가 줄다가 지난해 36조534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헤지펀드 시장 회복으로 PBS 사업 전망도 밝아지자, 증권사들이 PBS 역량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PBS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과 함께 국내 PBS 시장을 양분하면서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올 들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5곳과 신규 계약을 체결,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의 일반 주식형 펀드와 공모주 펀드를 잇달아 유치하는 등 계약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연말 PBS 본부를 팀으로 축소하는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자 공격적인 영업으로 비즈니스는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기준 9조8000억원 규모 PBS 계약고로 업계 1위다. 여기에 더해 올 하반기 업계 첫 직접 수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보통 수탁업은 시중 은행이 주로 맡아왔지만, 라임 사태 후 금융당국이 수탁사에 감시·감독 책임을 묻자 부담을 느끼고 수탁 업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수탁 대란'이 발생, 많은 자산운용사가 난항을 겪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NH투자증권이 선제적으로 수탁 업무 진출을 결정한 것이다.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직접 수탁 서비스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 등도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올해 헤지펀드 시딩투자(운용사 펀드 자기 재산 투자)를 강화, 기존 펀드 결성액 대비 10% 수준에서 20%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 때 30%대를 넘나들던 업계 시딩 투자 비중은 라임사태 이후 PBS 사업 리스크가 부각될 당시 10% 안팎으로 낮췄는데, 이를 다시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억원 규모의 펀드라면 최대 40억원 가량을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자체 시드머니 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식형 펀드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PBS 운용감시시스템 강화도 진행 중이다. PBS 운용감시시스템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수탁사 및 PBS 사업자에 사모펀드 감시의무가 부여되며 도입되기 시작했다. 법 개정으로 수탁사 등은 운용사의 운용지시가 법령·규약·설명서에 부합하는지 감시하고, 자산운용보고서의 내용이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 분기마다 보관·관리 중인 펀드재산의 명칭과 수량 등이 운용사의 집합투자명세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업계 처음으로 직접 개발 PBS 운용감시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외 모든 투자자산에 대한 운용감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법령 등 규제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동적 감시기능 구현 및 레버리지 등에 대한 위험평가액산출로 리스크 통제 역량을 높이고, 시스템을 통한 자산운용보고서 확인 검증으로 정확성을 키웠다. KB증권도 이르면 올 상반기 중 PBS 운용감시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소프트웨어 임대(ASP) 방식을 통해 개발을 진행했으며, 현재 도입에 앞서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PBS 사업 규모를 줄이는 증권사도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PBS 계약을 맺은 고객사들에 타 증권사로 계약을 이관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전달했다. 또한 PBS 담당 인력들의 변동 및 이직 움직임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라임사태가 불거진 2020년 이후 부담이 계속되며 PBS 사업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계속되고 있으며. 해당 사업을 담당했던 전 PBS 본부장은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사이 항목별 점수와 전체 평점은 라임 사태를 직면했던 2020년보다도 하락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측은 전면적인 '사업 철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회수·운용 등 기본적인 PBS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인력 부분은 업무 변경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기본적으로 이직이 잦은 업무 영역"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