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보수적인 은행의 소통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은행장의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 공유하거나 B급코드 유머를 선보이며 MZ세대(20~3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협은행 유튜브 채널에 김진균 행장의 짧은 영상(숏폼)이 등장했다. 숏폼이란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TV 보다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Z세대(1990년 중반~2000년 초반생)이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 형식이다. 숏폼은 틱톡,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행장이 등장한 영상의 제목은 ‘수협은행 은행장의 하루’다. 48초짜리 짧은 영상에서 김 행장은 수협은행의 한 지점에 방문해 직원과 고객에게 악수를 건내는 ‘악수광인’의 모습이 담겼다. 이어 직원들에게 ‘스타벅스 카드’를 뿌리는 장면도 공개됐다. 1분도 안되는 영상이지만 빠른 장면전환으로 지루하지 않게 구성됐다.
해당 영상은 은행 홍보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수협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행장님이 기획안을 보시고 ‘은행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셨다”면서 “영상 촬영을 하는 동안 분위기도 화기애애 했으며, 완성본을 보고 좋은 반응을 보이셨다”고 촬영 당시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병철 신한신용정보 사장은 지난해 말 신한은행 부행장 시절 신한은행 유튜브에 출연해 퇴직연금 관련 노래인 ‘연금을 평생 내 편으로’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돈철이’라는 부캐로 영상에 등장한 그는 유행하는 걸그룹의 춤을 추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배들의 아이디어로 시작해 완성된 이 영상은 조회수 41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영상에는 “완전 중독성 있는 노래다”, “신한은행 퇴직연금 사업 그룹장님이시라니, 대반전이네요” 등의 긍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도 작년 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에스파’와 광고 촬영을 함께 한 바 있다. 메타버스 걸그룹의 컨셉을 이용해 ‘시공간을 초월한 끊임없는 금융서비스’를 이끌 것이란 메시지는 성공적으로 전달됐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740만회를 넘겼고 국내는 물론 해외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역시 KB 모델 선정능력은 인정”, “은행의 신뢰이미지에 에스파의 미래지향적 느낌을 더해 미래가 더 창창해보인다” 등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MZ세대와의 공감대 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최고경영자(CEO), 사업장 등이 나와 직접 홍보 영상에 참여하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채널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광고 영상을 본 젊은 세대들은 은행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금융을 경험한 MZ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은행의 고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SNS 트렌트 변화에 발맞춰 숏폼 영상, 웹툰, 게임형 콘텐츠 등 MZ세대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소통 채널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